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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달빛을 밟는 아씨 1권

정연주 지음도서출판 가하2019.0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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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 979-11-300-3555-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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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작품 소개
“이 새벽 같은 사람이 되어라. 삶이 어두울지언정 언젠가, 찾아올 아침을 기다리며 희망이라는 별을 품는 사람이 되도록 하여라.”
어린 나이에 이유도 모른 채 어미, 아비를 잃어야만 했던 윤설은 복수를 다짐한다. 비처럼 쏟아지는 다정에 마음이 짓무를까 두려움을 품지만, 그렇게 무너졌다 굳어져 단단해진 작은 아씨는 붉은 애기동백이 되어 섣달그믐처럼 차갑고 황량한 두 사내의 마음에 내려앉는데…….
“오늘의 나는 약하니까, 내일을 기다릴 거야. 어제보다는 오늘이 낫고, 오늘보다는 내일이 더 낫겠지. 언젠가…….”
종소리가 새벽을 가른다.
“내가 적보다 강해져 있을 테니까.”
파루를 알리는 종소리, 차가운 새벽공기. 푸른 외눈의 소년. 정상적인 것이 하나도 없는 상황이었다.
마치 꿈이라고 꾸는 것처럼. 혹은 허깨비에 홀린 것처럼.
“그러니까 오늘 하루가 아닌 평생을 걷는 것을 택할 거야.”
2. 작가 소개
정연주
최근에 거주 환경이 집필에 최적화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물 좋고 공기 좋은 시골! 흉흉한 소문과 소문보다 더 빡빡한 막차 시간! 덕분에 외출도 어렵고 해서 집필에만 몰두하고 있습니다. 이 삼박자 떨어지는 곳이 어디냐면 화성입니다. 화성(星) 말고 경기도 화성.
……위험하지 않냐는 지인의 질문에 이렇게 대처하고 있습니다. 그냥 시골이라 제철채소가 참 맛있다고요(웃음).
▣ 출간작
기화, 왕의 기생들
야수의 청혼
인어의 목소리
캔버스 위의 당신
붉은 매듭
도깨비 각시
가희 사랑할지어다
달빛을 밟는 아씨
어드레스
플러스 플러스 마이너스
미라클 스티치
헤스키츠 제국 아카데미(공저)
차아제국 열애사(공저)
허니 앤 베어(공저)
하늘 창(공저 단편집)
겨울 엔딩(공저 단편집)
마음을 낚는 이야기꾼 웹소설 작가 되기(공저)
3. 차례
#初. 파루가 지나면
#一. 끝나지 않을 숨바꼭질
#二. 야향의 유산
#三. 도적패 흑예(黑翳)
#四. 버릴 것도 없어서
#五. 떨어지는 꿈
#六. 포기하지 않는 한
#七. 별을 품는 사람
#八. 누군가의 그림자
#九. 진심으로 원하다
#十. 어제보다는 오늘이, 오늘보다는 내일이
4. 미리 보기
소년은 진지했다. 하여, 윤설도 진지하게 소년의 질문에 대답하였다.
“그래도 평생 걷는 쪽을 택할 거야.”
“말귀를 못 알아듣는군. 오늘뿐이라고 하지 않았느냐.”
“그건 싫어.”
“싫어?”
“오늘뿐이라는 말은, 싫어.”
윤설은 소년의 꽁꽁 언 발을 비비고 주물렀다. 다행히 동상까지는 가지 않은 것 같았다.
“해야 할 일이 너무 많이 남아 있어. 오늘 안에는 절대 다 할 수 없는 일들이.”
“오늘이 지나면 죽는다. 그런데도 인정하지 않겠다는 것이냐?”
“내게 남은 날이 오늘뿐이라는 거, 인정할 수 있어?”
“…….”
“나는 못 해.”
꽁꽁 언 발이 조금은 부드러워졌을까. 윤설은 소년의 퉁퉁 부은 발에 신발을 신겨주었다. 그리고 소년의 손을 잡고 그를 일으켜 세웠다. 비틀거렸지만, 소년은 제대로 일어섰다.
“설령 내 살날이 오늘이 마지막이라서, 저승사자가 내 앞에 온다면.”
서서히 하늘이 파래질 기미가 보인다. 윤설은 이제 돌아갈 때가 옮을 느꼈다. 파루가 치면 흑예의 시간도 끝난다. 윤설은 소년의 옷자락을 붙잡고 처음 만났던 곳으로 돌아가면서 말을 마저 이었다.
“그 저승사자의 명부를 훔쳐서라도 명줄을 이을 거야.”
“그게 뭐야.”
“그 정도로 살고 싶어. 살아서, 살아남아서…….”
윤설은 죽을 수 없었다. 아직도 눈을 감으면 선명하게 그때의 기억이 떠오른다. 헉헉거리던 숨소리, 땀 냄새가 푹푹 올라오던 어머니의 등.
어리석게도 윤설은 그때가 제 어머니와의 마지막이라는 것을 몰랐다.
다시 만난 김선교와 윤허군은 춥디추운 땅에 누워 있었다. 그 모습을 어찌 잊을 수 있으랴. 가족이 오순도순 살았던 집이 시뻘건 불길에 날름날름 삼켜진 그 모습을, 어떻게 잊는단 말인가.
“원수를 죽일 거야.”
우뚝. 윤설과 소년은 멈춰 섰다. 둘이 만났던 장소에 도착했기 때문이었다. 침묵이 둘 사이에 내려앉았다. 이제 가면 되는 것일까.
아직 새벽이 밝지 않았으나, 얼굴이 드러날까 봐 목도리에 얼굴을 더 푹 파묻었다. 발걸음을 돌리려는데, 윤설의 손을 소년이 잡았다.
“원수가, 있느냐?”
윤설의 시선이 소년과 맞닿았다. 소년의 파란 외눈이 흔들리고 있었다. 떠듬떠듬 묻는 말에 윤설은 고개를 끄덕였다.
“있어.”
“꼭 죽일 것이냐?”
“죽일 거야.”
살짝, 소년의 입이 벌어진다. 붕대가 그새 헐거워진 것인지 부분부분 소년의 얼굴이 보였다. 피부병이라도 있는 것처럼 칭칭 감아놓은 주제에 드러난 피부는 희고 곱기만 했다.
소년은 벙긋 열었던 입을 꾹 다물었다. 못나게 일그러졌던 입술 사이를 비집고 말이 나오기까지 약간의 시간이 걸렸다.
“그럼, 죽일 수 없는 적은 어찌할 것이냐?”
마치 두려운 적을 앞에 둔 것처럼 소년은 긴장하고 있었다.
“절대, 절대 손을 쓸 수 없는 적이라면, 어찌할 것이냐? 이 비루먹은 몸뚱이로, 이 손으로, 그 적을 죽일 수 없을 때는……!”
무엇이 그를 절박하게 몰았을까?
“그때는 어찌할 것이냐?”
윤설은 흘끔, 자신의 손을 보았다. 소년의 손끝은 차가웠다. 얼음장처럼, 점점 더 차가워지고 있었다. 그 손끝을 제 손으로 힘주어 잡았다. 그러자 발을 비볐을 때처럼 소년이 움찔하고 떨었다.
“그렇다면 내일을 기다릴 거야.”
때앵. 때앵.
“오늘의 나는 약하니까, 내일을 기다릴 거야. 어제보다는 오늘이 낫고, 오늘보다는 내일이 더 낫겠지. 그러니까 내일을 기다릴 거야. 그 내일에도 내가 약하다면 그다음 날을, 또 그다음 날을. 그렇게 살다 보면 언젠가…….”
종소리가 새벽을 가른다.
“내가 적보다 강해져 있을 테니까.”
그 때문일까. 윤설은 요 근래 혼란스러웠던 머릿속이 정리되는 기분이었다. 파루를 알리는 종소리, 차가운 새벽공기. 푸른 외눈의 소년. 정상적인 것이 하나도 없는 상황이었다. 마치 꿈이라고 꾸는 것처럼. 혹은 허깨비에 홀린 것처럼.
“그러니까 오늘 하루가 아닌 평생을 걷는 것을 택할 거야.”
하지만 그것이 나쁘지 않았다. 불안하고 아슬아슬했던 고민이 와르르 바닥에 쏟아진 기분이었다. 억지로 고민을 잡아둘 필요는 없었다. 그것은 찰나에 지나칠 감정과 때에 지나지 않았다. 정말 중요한 것은, 목표였다.
그녀의 삶에서 흔들리지 않을 목표.
원수를 갚자. 이 한(恨)을 풀 때까지는 죽을 수 없어.
가슴에 품은 복수의 칼날은 절대 무뎌지지 않는다. 누군가의 온정 따위에 쉬이 무뎌질 날 같은 것이 아니다.
이제 복수는 그녀의 혼(魂)이다.
그것을 또렷이 인식하고 나자 머릿속을 복잡하게 했던 고민이 쓸모가 없어졌다. 결국 윤설이 두려워한 것은 다른 이들의 애정을 받는 것이 아니라, 그 애정으로 인해 복수심이 퇴색될지도 모른다는 것이었으니 말이다.
소년은 그런 윤설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목도리 때문에 그 얼굴이 반절밖에 보이지 않았지만, 아이 티를 막 벗은 소녀의 눈에는 예기가 감돌았다.
소녀는 삶을 원한다.
복수하기 위해. 제 원수의 등에 반드시 칼을 꽂고 말겠다는 다짐이 소녀를 지탱하고 있었다. 모든 것을 포기하고 주저앉으려 했던 소년과 다르게 서서 앞으로 나아간다.
불가능을 가능으로 바꿀 때까지.
소녀는 쓰러지지 않으리라.
“……그래. 오늘은 그만 걸어야겠어.”
소년은 가슴이 울렁거렸다. 그것은 기분 나쁜 메슥거림과는 달랐다.
“평생을, 걸으려면.”
텅 비어 있던 소년의 삶에 목표가 세워진다. 오늘을 마지막으로 둔 그에게, 내일을 갈망하는 마음이 생긴다.
“이 비루먹은 목숨이라도 살아야지. 언젠가, 언젠가 적보다 내가 강해질 날을 기다리기 위해서.”
한쪽만 드러난 새파란 눈에 타오르기 시작한다.
“어제보다는 오늘이 낫고. 오늘보다는…….”
나은 내일이 올 것이다.
그리 말하는 소년의 눈동자는 마치 도깨비불 같았다. 파랗게 타오르는 도깨비불.
파랗게 빛이 번지는 하늘이 소년의 눈동자 색깔과 거의 같아질 무렵, 소년은 등을 돌렸다. 그는 인사 한마디도 남기지 않고 사라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