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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밀리어네어 레이디 1권

김코끼리 지음가하에픽2019.05.12979-11-300-337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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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300-337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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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슷한 이름의 전자책 모음  (전권 구매시 12,800원)

 

1. 작품 소개

 

“당신께 더 어떻게 보답을 해야 할지…….”

“괜찮아요. 전 더 이상 바라는 게 없거든요. 인생은 말이에요, 자기가 번 돈으로, 자기의 힘으로 살아가야 하는 거예요.”

 

 

돈에 팔려가는 결혼이 끔찍해서 공작이 내민 마지막 기회를 필사적으로 잡긴 잡았는데…… 이억 골드의 상속 예정자라고?

공작님 어디 아프세요? 제가 아는 분 중에 가장 미치셨어요!

당신은 나의 소중한 인재니까요. 당신을 위해 이 정도쯤이야!

돈놀이의 천재 도린 브래드쇼의 역대급 금융 판타지!

 

 

“제가 당신한테 정말 반했을 수도 있잖습니까?”

“전 이해관계가 확실한 걸 좋아해요. 왜 저한테 이렇게까지 하시는지, 명확하게 밝히지 않으면 저는 공작님을 믿을 수 없어요.”

“원래 받을 사람이 없었던 재단입니다. 그걸 미끼로 끌어들일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그렇게 해야죠.”

“그렇지만…….”

“전 후회하고 있습니다. 당신을 처음 본 순간 바로 알아차리지 못하고 시간을 낭비한 것을. 당신을 손에 넣었으니 만족합니다.”

 

 

2. 작가 소개

 

김코끼리

 

오래 생각나는 글을 쓰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 출간작

 

사슴뿔 황비님

 

 

3. 차례

 

#1-1. 공매도의 법칙 : 망할 기업은 어차피 망한다

#1-2. 공매도의 법칙 : 망할 기업은 어차피 망한다

#2-1. 상속의 법칙 : 오만하지 말라

#2-2. 상속의 법칙 : 오만하지 말라

 

 

4. 미리 보기

 

“레이디 도린.”

그때, 모르는 목소리가 담기에는 너무도 다정하고 온화한 어조가 귀를 감쌌다. 그리고 팔의 고통이 풀렸다. 도린은 고개를 들어올렸다.

눈앞에 낯선 남자가 서 있었다. 그자의 억센 손아귀에 존스의 가는 팔목이 힘없이 잡혀 있었다. 남자는 도린을 향해 웃어준 뒤에 그 팔을 놓았다. 그리고 도린의 손을 조심스럽게 들어올렸다.

“손목에 상처가 나셨군요.”

도린은 그제야 손목이 욱신거리는 걸 느꼈다. 존스가 너무 꽉 잡았나 보다. 남자는 주머니에서 손수건을 꺼내 손목에 묶어주며 나직하게 중얼거렸다.

“당신은 이런 곳에서, 이런 대접을 받을 사람이 아닙니다, 레이디 도린.”

그 말을 듣는 순간, 도린은 그자가 그녀를 이 자리에 부른 데이먼 노에라는 걸 알았다. 이 정도 카리스마를 지닌 이가 흔할 리 없다. 외모가 아주 수려하다더니 사실이었다.

꽉 짜인 근육에 단단한 몸, 까무잡잡한 피부에 노란 눈동자, 그리고, 뒤로 쓸어넘긴 검은 머리카락. 도린은 잠깐 위화감을 느꼈다. 그녀는 인상을 찌푸리고 한참 동안 그를 들여다보았다. 그다음에야 그 위화감의 정체를 파악할 수 있었다. 데이먼의 헤어스타일이 존스의 그것과 똑같다는 걸 알아차린 것이다.

“푸…….”

도린은 비웃음을 참지 못했다. 도대체 저 괴상한 헤어스타일은 도대체 뭔가 했는데, 이자의 것을 따라 했단 말인가? 그것도 어울리지도 않는 주제에! 나이도 열 몇 살은 훨씬 많으면서! 그에 비해 이 남자는 제 것인 듯-당연히 제 것이지만- 아주 잘 어울렸다.

도린이 왜 웃는지 깨달은 존스의 얼굴이 순식간에 시뻘게졌다. 그는 분노를 발산할 곳을 찾다 결국 데이먼을 향해 으르렁거렸다.

“내가 내 약혼녀를 다루는 방식이 불만입니까, 공작이시여?”

데이먼은 가볍게 어깨를 으쓱할 뿐이다. 존스는 왠지 모를 패배감에 더욱 악을 썼다.

“전부터 무례하다 생각했지만, 이 얼마나 무례한 짓입니까. 내 약혼녀에게…….”

“애석하지만, 당신에게는 볼일이 없습니다.”

데이먼은 그렇게 말하곤 도린의 손을 끌어당겼다. 도린이 반항할 새도 없이 그는 그녀를 품으로 당기며 어깨를 손으로 감쌌다. 손이 몹시 커서 어깨를 덮은 손이 거의 날개뼈까지 닿았다. 굳은살이 박인 단단한 손이다.

등에 온기가 닿았다. 숨을 들이쉬자 그녀의 등이 남자의 와이셔츠에 살짝 닿았다가 떨어졌다. 놀란 존스가 반응하기 전에, 데이먼은 그에게 등을 돌려 도린의 어깨를 쥐고 빠른 걸음으로 앞으로 걸어갔다. 그의 발걸음의 끝에는 발코니가 있었다.

“이게 무슨 짓이냐!”

존스의 분노가 터진 건 그다음이다. 그는 체면이고 뭐고 잊어버리고 거의 달리다시피 데이먼에게 덤벼들었지만 데이먼이 그보다 빨랐다. 그는 도린을 끌고 발코니로 가 덧문을 닫고 그대로 걸어잠갔다. 아주 능숙한 손놀림이었다.

존스는 닫힌 덧문 바로 너머에서 덧문을 쾅쾅 두드렸다. 덧문은 창으로 되어 있어 존스의 일그러진 얼굴이 아주 잘 보였다. 잠깐이라도 데이먼이 주저했었다면 분노한 존스의 손에 잡혔을 것이다.

“지금 ……치는 거냐? 내 약혼…… 내놔!”

덧문 너머에서 존스의 목소리는 뚝뚝 끊겨서 들렸다. 그러나 존스가 분노를 이기지 못하고 덧문을 주먹으로 두들기는 건 아주 잘 보였다. 뒤에서 귀족들 놀란 표정으로 그 광경을 지켜보고 있었다. 한참을 그러고 있던 존스는 무언가 생각난 듯 어디론가 달려갔다. 아마 열쇠를 구하러 갔을 것이다.

도린은 고개를 돌렸다. 데이먼 노에가 무슨 문제라도 있느냐는 표정으로 웃고 있다. 도린은 여과 없이 자기감정을 표현했다.

“공작님, 어디 아프세요?”

첫인사치고는 다소 과격했지만 그녀는 진심이었다. 아무리 망나니라도 이건 아니다. 남의 약혼녀를 보란 듯이 납치하다니? 왕이 아름다운 영애를 꼬여내는 일이 흔하고, 귀족가문마다 사생아가 주렁주렁 딸린 나라라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가면 뒤의 모습이어야 했다.

데이먼은 대답 대신 도린을 빤히 내려다보았다. 그의 시선은 아주 오랜 시간을 기다린 끝에 찾던 것을 발견한 흥분과 희열로 가득했다. 징그러울 법도 한데 딱히 불쾌감은 일지 않았다. 건드리면 터질 만큼 꽉 찬 기쁨이 왠지 소년의 그것과 닮아 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절 기억하지 못합니까?”

“…….”

도린은 인상을 썼다. 어디선가 본 얼굴인 것 같기도 했고, 아닌 것 같기도 했다. 그녀는 이내 고개를 저었다. 그의 눈에 약간 실망이 번졌다.

“6년 전, 매리 부인의 무도회입니다.”

매리 부인? 도린은 기억을 되새겨보았다.

“아.”

도린은 얼굴을 붉혔다. 그날은 부끄러운 날이었다. 열네 살 나이에, 샴페인을 주스로 착각해서 계속 먹다가 술에 취해버린 날. 얼얼한 정신으로도 무도회장에 있으면 안 된다고 생각했는지 화원을 찾아갔고, 그다음엔 기억이 없다. 눈을 떴을 때는 방의 침대였다. 아버지는 그녀가 이상한지도 눈치채지 못했다. 그래서 도린도 아무 일도 없었으리라 생각하고 잊어버렸던 것이다.

“죄송하지만 그날은 기억이 없어요.”

데이먼의 눈빛이 순식간에 가라앉았다. 괜한 실망감을 안겨준 것 같아 그녀는 약간의 죄책감을 느꼈다.

“저를 보고 싶다고 하셨다면서요.”

“…….”

그는 대답하지 않았다. 그저 한참 동안 도린의 눈을 들여다보다가, 전혀 예상치 못한 질문을 던졌다.

“당신의 재산을 노리고 당신을 죽이려는 친척이 득시글한 곳에서 살아남으려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

그녀는 고개를 갸우뚱했다.

“그건 당신 이야기잖아요.”

노에 공작가가 그를 끔찍하게 혐오한다는 이야기는 들었다. 그렇다면 그냥 공작 자리에 앉히지 말 것을, 그 은행을 차지하려는 욕심을 이기지 못하고 그런 짓을 저지른 것이다. 결국 공작은 당시 개정된 재단법을 구실로 재단을 세워 그 위기를 빠져나갔다.

“대답해주십시오. 저처럼 자선재단을 세우는 게 최선입니까?”

“아뇨.”

도린은 고개를 저었다. 데이먼의 눈동자에 깔린 실망이 더욱 짙어졌다.

“왜입니까?”

“그 방법은 한 번밖에 쓸 수 없어요.”

“…….”

“아무도 재단법에 관심이 없을 때, 그러니까, 법이 개정되고 한참이 지났지만 아무도 개정된 재단법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을 때.”

도린은 계속 말을 이었다.

“그래, 당신이 재단법인을 세울 때까지만 해도 그게 통했겠군요. 하지만 이젠 아니에요.”

“……이유를 여쭤도 되겠습니까?”

“사유재산을 보호하려고 세운 재단이라는 게 명확하다면, 나라에서 승인해주지 않을 테니까요. 뭐, 왕실과 친하다면 다르지만, 저는 알다시피 아주아주 사이가 나빠요.”

데이먼은 말을 잃고 그녀를 가만히 쳐다보았다. 그녀는 이미 데이먼은 안중에 없었고, 혼자 곰곰이 생각에 잠겨 중얼거렸다.

“그렇지만 6년 전쯤이라면 그런 수가 통했을지도 모르지요. 왕실은 멍청하니까요. 그들이 생각하는 재단이 오로지 교회나 자선사업가의 것 정도라면, 아무 생각 없이 도장을 찍어줬을지도 몰라요.”

“…….”

“당신만 없었더라면 충분히 쓸 수 있는 방법이었겠는데, 아쉽네요.”

도린은 장난스럽게 웃었다. 데이먼이 다시 질문했다. 그의 목소리 끝이 조금씩 떨리고 있었다.

“그렇다면, 6년 전의 당신이었다면, 아니, 이 자선재단이 세워지기 전, 제가 당신에게 어떻게 할지 물었다면, 당신은 틀림없이 자선재단을 세우라고, 그렇게 말했겠지요?”

“당연하죠.”

“그 당시 그런 이야기를 누구한테 들었던 적이 있습니까? 로미나 국의 사례라든가…….”

도린은 고개를 갸우뚱했다. 데이먼은 숨을 죽였다. 지금은 표정을 잘 읽어야 할 때다. 이 여자는 그의 도움을 얻기 위해 그를 속일지도 모른다. 6년 전, 열네 살이던 소녀가 자라서 이 여자가 되었단 건 확실하다. 이런 얼굴은 절대 헷갈릴 수 있는 것이 아니니까.

확인해야 하는 건 단 하나다. 그때 열네 살이던 그녀가 ‘재단법’을 입에 담았던 건, 그녀 고유의 생각인가, 아니면 어느 한가한 로미나인이 그녀의 귓가에 이상한 바람을 불어넣고 간 것인가?

도린은 아주 의아한 목소리로 말했다.

“로미나 국도 이 왕국과 같은 재단법을 쓰나 보죠?”

그 순간, 데이먼의 눈에 활기가 다시 차올랐다. 그는 도린의 두 손을 제 두 손으로 모아 쥐었다. 그리고 강한 어조로 말했다.

“당신은 제가 그토록 찾던 바로 그 인재입니다. 부디 제 은행에 들어와주십시오.”

도린은 한쪽 눈썹을 찌푸렸다.

“뭐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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