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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현실의 그대 2권

최수현 지음도서출판 가하2019.01.06

판매정가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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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매가격 | : 3,200원 |
적 립 금 | : 0원 |
파일용량 | : 540 KByte |
이용환경 | : PC/아이폰/아이패드/안드로이드/타블렛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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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 979-11-300-3272-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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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작품 소개
우린 미래가 없어! vs 그게 무슨 개소리야?
중앙고 최고의 꼴통, 우지환.
중앙고 공식 금지옥엽 공주님, 이윤.
그리고 9년 후,
여전히 욱하는 서울지검 검사 우지환.
쫄딱 망해 알거지 직전의 스튜어디스 이윤.
동창회에서 다시 만난 첫날부터 불타는 새벽 끝에 1일이 된 어영부영 연인.
비밀연애 1년차에, 말 못 하는 각자의 고민은 점점 커져만 가고.
소심한 윤이 제멋대로 지환에게 바라는 것은 단 하나!
돈, 부귀영화, 로맨틱, 다 필요 없으니
“회사 모임이 있는데. 네가 멋지게 하고 오면 좋겠어!”
하지만 그 약속마저 어기고 엉망으로 모임에 나타난 그에게 윤은 두 사람 사이의 한계를 제대로 깨닫게 된다.
“우린 미래가 없어.”
“나 같은 놈한테 애초에 미래가 있었던 적이나 있는 것 같아?”
혼란스럽고 어딘가 부족한 두 사람의 미래는 과연…… 있을까, 없을까?
2. 작가 소개
최수현
필명은 연하늘빛.
다시 생각나고, 또 읽고 싶어지는
그런 글을 써보고 싶습니다.
▣ 출간작
기다려줄래
그 여름, 나는(2016 리디북스 로맨스 대상 수상)
당신의 자리
취향의 문제
겨울, 또다시
비 내리는 밤
기억하나요
3. 차례
#10장
#11장
#12장
#13장
#14장
#15장
#16장
#17장
4. 미리 보기
로커에서 짐을 챙기던 윤이 휴대전화를 확인하곤 눈을 크게 떴다. 여차하면 은진이 따라오려는 기색이라 공항을 가로지르는 걸음이 점차 빨라졌다. 그래도 공항에서는 뭐든 조심해왔는데, 만약 면접을 여기서 봤다면 품행불량으로 떨어지고도 남았다. 그만큼 전에 없이 급하게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넘어진다, 아주.”
“……너 여긴 또 왜 왔어?”
“넌 할 말이 그거밖에 없냐?”
지환이 습관처럼 윤의 머리 위로 손을 올리려다 그녀가 먼저 고개를 돌리는 것에 씁쓸히 손을 내렸다. 며칠 지난다 해서 풀릴 기분이 아니라는 건 확실해졌다. 하기야, 제 인생이 그렇게 쉽게쉽게 간다는 기대 자체가 아이러니였다.
“너 또 쓸데없는 말 할 거면 안 들어.”
“쓸데없는 말이라니?”
“우지환 너 진짜!”
뺨이 달아오른 윤이 작게 발을 구르다 사람들을 의식해 주춤했다. 남은 청천벽력 같은 소리에 며칠 밤을 설쳤는데 얘는 한결같이 뻔뻔했다. 암, 이래야 욱지환이지.
씨근씨근, 윤이 복화술에 가깝게 목소리를 낮췄다.
“또 무슨 소리로 사람 기함하게 하려는지 모르겠지만 네가 생각하는 그런 일 없다고. 알겠니?”
“……뭘 그렇게 확신해?”
“이제 안 넘어가! 그날은 갑자기 물으니까 당황해서 그런 거지 나 예전의 이윤 아니거든?”
“흐음.”
그렇군. 심사숙고하는 척 팔을 꼰 지환이 할퀴어놓고 싶을 만큼 얄미웠다. 어떻게든 놀려먹고 제 맘대로 밀어붙이려 하는 모습에 가슴을 작게 두드렸다.
“나 약 먹는다고. 한 번도 안 거르고 먹었단 말이야.”
“무슨…… 누구 마음대로?”
“내 마음대로! 넌 그럼 이제까지 그 생각도 안 했니?”
“…….”
“욱지환 넌 매번 네 마음대로지? 네가 안 하니 내가 하는 게 당연한 거 아냐?”
윤이 조금 더 후미진 곳으로 그를 끌어내려 하자 그 잠깐의 접촉에 몸이 찌릿거렸다. 제게로 내밀어진 가는 손목을 받쳐 잡은 지환은 처음과 달리 꽤나 심각해 보였다. 아니, 심각한 것 이상으로 위태위태했다.
“아니! 그게 왜 당연한 건데. 이윤, 그런 걸 나한테 말도 안 했다고? 그래서 이제까지.”
“물어본 적은 있구?”
“그거야 난 당연히!”
“당연히 뭘?”
말을 할수록 답답하고 억울하기만 했다. 꼭 피임의 목적이 아니더라도 이 일을 하다 보면 주기적으로 약을 먹는 것이 편하긴 했다. 하지만 아무리 겸사겸사라 쳐도 어떻게 한 번을 안 물어보나. 아니, 물으면 어쩌나 혼란스러웠던 것도 전부 제 책임이 되어버렸다.
“설령 내가 그런…… 일이 있었더라도 이제 네가 상관할 거 아니잖아? 내가 알아서 해!”
“네가 대체 뭘 알아서 하겠다는 건데?”
급기야 지환의 표정이 벼락치기 직전의 하늘처럼 까맣게 덮였다. 욱할 때, 아니, 거기서 한발 더 나아가 뼛속까지 뒤집힐 때 주로 이런 얼굴을 했다.
“이윤, 네 멋대로 뭘 어쩌겠다는 거냐고!”
“……뭐?”
“생긴 애를 어쩌겠단 거야! 그게 이윤 네 애만 되는 줄 알아? 네가 왜 내 핏줄을 마음대로!”
“안 생겼어!”
미쳤나 봐!
윤이 있는 힘껏 그를 밀어내며 원망스레 숨을 몰아쉬었다. 얼굴이 터질 만큼 발갛게 달아올라서 눈가가 금세 시큰했다. 안 울어야지, 울 일 아니야. 주문처럼 되새기면서도 그에 대한 원망만은 어쩔 수가 없었다.
“나 임신 안 했다고.”
“왜!”
“……그걸 내가 아니?”
이렇게 쉽게 지환의 얼빠진 얼굴을 구경할 수 있을 줄은 몰랐다. 이런 상황만 아니라면 몰래 사진이라도 찍어두고 싶을 정도다. 하지만 단 며칠 사이에 모든 것이 변했다. 아니, 변해야만 한다.
“넌 매번 화내는 것밖엔 할 줄 아는 게 없지?”
“화가 아니라.”
“매번 네 억지에 휘둘리고 속기만 하니까 재미있니?”
자조적으로 바라보는 눈에 한숨 같은 눈물이 고였다. 떨어져 흐르진 않아도 깜빡일 때마다 찰랑이는 표면이 아슬아슬했다.
“지환아, 이제 네가 뭐라든 우린 끝났어. 그런 억지를 부려서 될 일이 아니란 말이야.”
“…….”
“네가 내 말 들어줄 거라 기대도 안 해. 넌 그냥 네 마음대로 해. 나도 이제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할 테니까.”
혼란 가득하게 서 있던 지환이 차마 끝까지 다가오지 못하고 그 앞에서 멈췄다. 분명 이러려고 온 게 아닌데, 윤의 말에 잘 괴어둔 머리 뚜껑이 날아가고 말았다. 때늦은 후회도 별 소용이 없었다.
“그래. 그렇게 해.”
“…….”
“안 믿겠지만 너 힘들거나 화나게 하려고 찾아온 거 아니야.”
윤의 어깨가 잠시 흔들렸지만 바라봐줄 마음은 없는 듯했다. 왜 나는 널 보기만 하면 모든 생각이 꼬여버리냐고, 이건 윤에게 물어봤자 별 해결책은 없을 것이다.
“우지환…… 난 솔직히 네가 왜 이러는지도 모르겠어.”
“그거야 당연히.”
“1년을 만나면서 네가 공항에 온 게 딱 두 번인데 전부 헤어지고 나서야. 갑자기 이런다는 게 우습지 않니?”
갑자기, 이게 갑자기였나?
입안이 껄끄러웠다. 저는 늘 하던 대로 한 것 같은데 윤은 아니란다. 그녀가 하는 말을 듣는 것 외에는 다른 방법이 없었다.
“아침에 일어나서 네가 없어도, 며칠씩 연락이 안 돼도 나는 그러려니 했어. 나한텐 그 수밖에 없으니까.”
“……그건 일 때문에.”
“알아. 너한텐 일이 전부인 거.”
윤의 고개가 조금 더 옆으로 돌아갔다. 하얀 목선밖에 보이는 것도 없으니 지환은 더욱더 속이 끓었다. 그녀의 말을 부정하기 전에 당장 보이는 것에 모든 감각이 먼저 반응했다. 며칠 새 더욱 야윈 듯한 윤의 얼굴을 따라 내려오다 어느 한곳에 시선이 깊이 머물렀다.
“아니라고 하지 마. 넌 일이면 자다가도 달려갔잖아.”
“…….”
“나 정말 많이 힘들어. 이제는 좀.”
“아니, 그건 안 되겠는데?”
윤의 눈길이 대뜸 저를 향하자 드디어 어딘가로 향해 있던 지환의 시선도 같이 들려올라갔다. 그럼 그렇지. 넌 진짜 그럴 줄 알았다는 그녀의 비난도 묵묵히 감내했다. 어차피 그럴 예정이었으니까.
“네 말대로 네가 뭘 좋아하는지, 싫어하는지 하나도 몰라.”
“…….”
“또 내가 화내는 거랑 억지 말고 뭘 할 수 있는지도 몰라.”
“지환아.”
“이제부터 알아보려고.”
하나씩, 또 하나씩.
“이윤 네가 따로 할 건 없어.”
언뜻 찡그렸던 눈도 제자리를 찾았지만 대신 윤의 눈이 심하게 흔들렸다. 얘가 진짜 뭐라는 거야. 화를 내지 않는 그의 모습이 어딘가 절박하게도 보여 윤이 가슴 위로 올린 손을 꼭 움켜쥐었다.
“둘 다 원하는 방향으로 하는 거야. 넌 네가 하고 싶은 대로, 나는 내가 하고 싶은 대로.”
“난 지금 네가 무슨 말을 하는 건지…….”
“1년 전으로 돌아가서 다시 시작하는 거야. 네 말대로 우린 끝에서 시작했으니까, 다시 처음부터 해봐야지.”
준비를 하고 나온 것도 아니었다. 여기서 선을 잘못 탔으면 또 분명히 어떤 비열한 수를 써서라도 윤을 혼란스레 흔들었을 것이다. 그 끝이 항상 지금처럼 윤을 지치고 힘겹게 만드는 것을 확인하지 못했다면, 이번 역시 그랬을지 모른다.
“넌 그냥 있어. 처음부터 순서대로 해볼 테니까.”
“누가 하고 싶대?”
“내가.”
“…….”
“난 한다면 해. 설령 우리 시작이…… 단순한 친구부터라고 해도.”
지환의 밑바닥이란 건 딱 지금에 닿아 있었다. 지환에게 윤과 친구로 돌아간다는 건, 빗물에 교복이 폭삭 젖어 마주치고 문 앞에서 나오란 말도 못 하고 돌아서는 그때와 다를 바가 없었다. 하지만 윤에게 밑바닥이 밑바닥이 아니었던 것처럼, 그에게도 마찬가지였다.
한숨도 안 나는 이 인생.
어차피 그의 삶이라는 게 해마다 밑바닥을 경신하고 있다가 딱 최근 1년만 거기서 벗어나 있었다. 이제 와 다시 돌아가라면 정중한 거절 대신 욕부터 치밀어올랐다.
여기서 더 바닥일 수도 있겠구나.
그 아찔한 생각이 사람의 피를 거꾸로 돌게 했다. 이래도저래도 안 되고, 윤이 기어이 제 곁을 떠나겠다면 언젠가로 돌아가 그 생각을 고쳐놓는 수밖엔 없다. 운도 없고 애도 없는 판에, 남은 건 억지와 집념뿐이었다.
“친구로? 너랑 내가?”
“어, 안 돼?”
“…….”
되물을 기운도 없는 윤이 이걸 어찌 받아들여야 할지 몰라 입을 벌렸다. 죽은 줄 알았던 가슴이 주책맞게 쿵쿵 뛰어댔다. 당장에 조금 전만 해도 애가 있니 없니 하던 그가 친구로 돌아가자니 지독한 장난 같기도 했다. 저 잡아먹을 것 같은 눈만 아니었다면 왜 안 믿을까.
“네가 자꾸 이럴수록 난 잘 모르겠어. 오기로 그러는 건지 또 그냥 날 놀리려고 그러는 건지.”
“뭐라고 생각하든 상관없어. 헤어지는 것보단 돌아가는 게 나으니까.”
“이제 와서 뭘 어쩌겠다는 거야.”
“……난 뭐든 해. 그게 뭐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