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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아포리아 1권

세심 지음도서출판 가하2018.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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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 979-11-300-3061-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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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작품 소개
“제 세계는 당신을 중심으로 돌아가거든요.”
적어도, 이 말만큼은 한 줌의 거짓도 없는 진실이다.
그는 나이답지 않았다. 나를 심연에서 끌어올린 그가 두려웠다. 그는 모든 짐을 짊어지려 했고, 모든 이를 대신해 끝내려 했다. 시들어가는 그에게서 나를 발견했다. 결국 그는 나였다.
徠夏, 우리에게 여름은 올까?
“전 그냥, 제가 느낀 걸 전달하고 싶었어요. 어쩌면…… 누군가에게 있어 가장 소중한 감정은 사랑이 아니라 고독일 수도 있다는 거요. 교수님이 그 빗장을 풀지 않으신다고 해도 존중할 수 있다는 것도요.”
“네 깨달음을 나한테 얘기해서 네가 얻는 게 뭔데?”
“뭘 얻고 싶은 생각 없어요. 전 제 감정을 표현하는 것만으로도 만족하거든요.”
“무슨 감정?”
“사랑이요.”
2. 작가 소개
세심
상상과 현실 그 사이 어딘가, 이상 세계를 꿈꾸는 몽상가.
3. 차례
1부. 열병(熱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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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부. 침잠(沈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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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부. 파편(破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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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4. 미리 보기
“진우야. 내가 살면서 깨달은 게 있는데, 누군가에 대해 굉장히 잘 안다고 생각하는 건 거의 다 착각에 불과하더라. 그러니까 건방진 소리 하지 마. 알겠니? 저 그림을 그리면서 네가 나에 대해 뭔가를 아는 것처럼 느껴졌나 본데, 내가 저 그림을 보면서도 화내지 않은 건 네가 착각을 하든 말든 전혀 신경 쓰고 싶지 않기 때문이야. 네 예술세계에 대해 내러티브를 붙이고 싶은 생각도 없다고. 그러니까…….”
“그런 뜻이 아니에요. 아는 척을 하려던 게 아니었어요. 일부러 모른 척하시는 것 같아서 좀 예민하게 반응한 거 같아요. 착각이라면 죄송합니다.”
진우는 그녀의 말을 자르더니 웃음기 하나 없는 얼굴로 입술을 달싹였다.
“전 그냥, 제가 느낀 걸 전달하고 싶었어요.”
“뭐를?”
“어쩌면…… 어쩌면 누군가에게 있어 가장 소중한 감정은 사랑이 아니라 고독일 수도 있다는 거요.”
“…….”
“그리고 교수님이 계속 그 빗장을 풀지 않으신다고 해도 존중할 수 있다는 것도요.”
“……네 깨달음을 나한테 얘기해서 네가 얻는 게 뭔데? 내 반응을 보고 싶었던 거야?”
“아뇨, 그런 게 아니에요. 뭘 얻고 싶은 생각도 없어요. 전 제 감정을 표현하는 것만으로도 만족하거든요.”
“무슨 감정?”
헛웃음을 지으며 묻는 재경의 태도에도 진우는 흔들림이 없었다. 다만 그녀의 눈을 마주치지 못하고 고개를 살짝 돌렸다.
“사랑이요.”
그의 진지한 말에 재경은 잠시 말문이 막혀 멀거니 그를 바라보았다. 말은 진지했지만, 이상하게 와 닿지 않았다. 너무 쉽게 나온 단어에는 진심이 단 한 옴큼도 담기지 않은 듯 냉기가 어려 있다.
진우는 그녀의 답을 기다리듯 침묵했고, 재경은 한숨을 내쉬며 다시 옆을 보았다. 밖으로 튀어나온 그의 말은 재경에게 닿지 못한 채 금세 허공에서 사라져버렸다.
“사랑.”
그 단어를 뱉으며 재경은 코웃음을 쳤다. 얘가 지금 뭐라는 거야?
“너 지금 영화 찍니?”
그는 대답이 없다. 그러나 비웃음을 당했다는 사실에 표정이 싸늘하게 굳었다.
“뭘 그렇게 정색하고 그래. 당황스러운 건 오히려 내 쪽이야. 날 몇 번 봤다고?”
정말이지, 지독하게도 멀게 느껴지는 단어다. 전혀 와 닿지 않았다. 차라리 저 그림을 보며 마음 동요가 심하면 심했지.
“넌 나에 대해 얼마나 아니?”
“…….”
진우는 여전히 아무 말이 없었고, 그녀는 포기한 얼굴로 고개를 저었다.
“그래, 네 마음대로 해. 뭐라고 이름 붙이든 그건 네 마음이지. 하지만 이런 무례한 접근은 이번 한 번으로 끝내줬으면 좋겠다. 이렇게 일을 벌이기 전에 네가 느끼는 감정이 너보다 조금 더 산 사람에 대한 동경이 아닌지 잘 생각해보고.”
“걱정 마세요.”
진우는 짧게 답했다. 목소리에 담긴 감정을 헤아리기 어렵다. 그림자가 져 그의 눈이 보이지 않았다.
재경은 씩 웃으며 어깨를 으쓱였다.
“알아서 잘하길 바라지만, 그냥 걱정돼서. 난 너한테 아무것도 안 했잖니?”
그 말을 마지막으로, 재경은 정말 등을 돌려 진우에게서 멀어져갔다. 그러나 방금 전 여유로운 모습과는 다르게 재경의 얼굴은 창백하게 식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