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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달의 서커스 1권

차혜영 지음가하에픽2018.08.23979-11-300-300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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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환경 :  PC/아이폰/아이패드/안드로이드/타블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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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300-300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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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슷한 이름의 전자책 모음  (전권 구매시 15,000원)


 

1. 작품 소개

 

“내 이름은 루나 마리아! 르루아의 후손이자 엉글레의 주인인 내가 이 서커스의 마법사인 당신에게 사랑을 알려줄게요.”

 

 

조부의 죽음 이후 아버지에게 학대당하던 어머니를 도주시키고, 능력 없는 아버지를 대신해 가주와 상단을 이끌고 있는 열여섯의 소녀, 루나 마리아 르루아 엉글레. 하루하루 치열하게 버티던 어느 날, 루나는 자신에게 다가오는 위협을 피해 동생 로즈와 달의 서커스에 숨게 된다.

달의 서커스. 알고 보니 그곳은 마녀 ‘루시’가 ‘노아’를 위해 만든, 마물들의 서커스였다.

루나는 살아남기 위해 서커스의 유일한 마법사 ‘노아’와 계약을 맺고 마는데.

그 후부터 먼 과거에서부터 이어진 얽혀 있던 운명의 실타래가 조금씩 풀리기 시작한다. ‘루시’와 ‘루나’ 그리고 그녀들이 사랑한 ‘노아’에 얽혀 있었던 과거의 약속은 지켜질 수 있을까?

 

 

“노아.”

너를 사랑하게 된 대가가 죽음이 든 잔이라면, 나는 기꺼이 받들겠다.

“좋아해.”

하나뿐인 자매도, 너도 지키지 못한 그 대가가 죽음이라면.

“노아, 기다려. 내가 갈게. 얼마나 걸릴지는 모르겠지만, 내가 널 구해줄 거야.”

 

 

2. 작가 소개

 

차혜영(차혜英)

 

4월 21일, 황소자리. 파워풀한 제철 도시에서 태어났습니다.

좋아하는 건 (비리지 않다면)먹는 것. 싫은 건 확실하지 않은 것. 취미, 기록하기.

좋아하는 연기자, 송중기. 좋아하는 연예인, B1A4.

자주하는 말, “배고파.”, (점심 먹으면서)“엄마, 저녁 뭐 먹어?”

블로그 운영 중, http://blog.naver.com/cjaa1002

 

▣ eBook 출간작

 

덕후와 마법사

소공자 길들이기

공방마녀와 로맨스

붉은 달 아래, 소녀

 

 

3. 차례

 

1부. 현실(Réalité)

#0. 메르헨의 시작

#1. 헨젤이 흘린 조약돌

#2. 헨젤이 흘린 빵조각

#3. 과자 집 말고 서커스

#Derrière les scènes, Maria

 

2부. 환상(Illusion)

#4. 서커스에는 인간을 탐하는 악마가 있었다

#5. 빨간 두건을 쓴 헨젤과 짐승 탈을 쓴 악마

 

 

4. 미리 보기

 

천막 안은 생각보다도 넓고 깜깜했다. 하지만 서커스의 마지막 쇼라 아쉬운 사람들이 가득 차 있어서 세 부녀는 겨우 자리를 찾았다.

“그런데 자리가 두 개밖에 없어, 언니…….”

“으응, 로즈랑 아버지가 앉아.”

“언니는?”

“난 필리프 씨랑 같이 바로 뒤에서 서 있을게.”

“언니 다리 아프잖아.”

“괜찮아. 힘들면 옆에 필리프 씨한테 기대면 되고.”

하지만 겨우 두 자리, 그것도 맨 뒤쪽의 자리였다. 누가 자리 채가기 전에 잽싸게 로즈를 앉힌 루나는 배시시 웃어 보였다.

곧 스테이지에 불이 켜지고 로즈는 앞으로 고개를 돌렸다. 검은 연미복을 입고 커다란 원통형 모자를 쓴 남자가 무대 위로 올라왔다. 멀리 있어 그 모습이 잘 보이진 않지만 묘하게 날카로운 턱선이라든가, 살짝 끝이 올라간 입매는 어딘가에서 많이 본 것 같았다.

‘어디서 봤더라?’

그가 과장된 몸짓으로 인사를 하는 동안 루나는 인상을 찡그렸다. 아무리 비둘기가 퍼드덕 날아올라도, 도우미가 기억 속 어머니 뺨치는 미인이라도 루나의 녹색 시선은 자칭 마법사라는 마술사의 얼굴에서 떨어질 줄 몰랐다.

‘게다가 저 마술들…… 뭔가 이상한데?’

마술이란 무릇 눈속임을 기본으로 한다. 신체 절단 마술도 사실은 아래쪽 상자에 다른 도우미가 다리만 내놓고 있는 거라고 하니까. 하지만 저건 뭔가 달라. 묘하게 사실적이고 생생하다. 상인 길드의 친목 때문에 가진 식사에서는 종종 마술사를 불렀었다. 그래서 가까이에서 보았고, 잘 안다. 치밀하게 속이고 태연히 웃는다. 그러면서도, 간절하지. 자칭 ‘마법사’라는 저 마술사처럼 여유가 넘치지 않아. 산책 나온 것처럼 느긋하지도 않아.

그래, 진짜 ‘마술’은 저렇지 않아. 저 마술사의 마술이 다른 평범한 마술사의 것과는 다르겠다는 걸 알겠다. 그런데 문제는 어디가 다른지 콕 집어낼 수 없다는 점이지. 끙, 소리와 함께 루나는 아랫입술을 만지작거렸다.

‘게다가 단순히 마술만으로도 관람객들을 이런 이상한 흥분에 들뜨게 하기도 힘들어. 이건, 마치, 광기 같은,’

생각이 거기까지 미쳤을 때였다. 멀쩡하던 미녀 도우미들이 하얀 비둘기가 되어 날아오르고 하얀 손수건이 시야를 막았다가,

“흡!”

숨을 막았다. 참, 이상한 냄새가 나는 수건이었다. 억센 팔이 움직임을 막았다. 루나는 최대한 숨을 참으며 버둥거렸다. 그러다 일시적으로 환해지는 빛에 저를 껴안은 힘의 출처를 알았다. 익숙한 올리브색 유니폼. 굳이 얼굴을 보지 않아도 누군지 알 수 있었다. 아하, 흑안의 필리프 군.

“읍읍!”

“와하하하하하하!”

“꺄아아!”

필사적으로 저항해보지만 발버둥은 압도적인 성인 남성의 힘에 제압당하고 간절한 신음은 웃음소리에 묻혔다. 아아, 이렇게 바로 눈앞에서 아버지와 동생이 웃고 있는데. 마치 저 혼자만 전혀 다른 세계에 뚝 떨어진 것만 같은.

아버지.

본능이 아버지를 찾았다. 따뜻하게 안아주고 쓰다듬어주던, 그 어린 날의 아버지가 지금 눈앞에서 웃고 있다.

아버지, 아파요. 무서워요, 아버지. 아버지!

파들거리는 하얀 손끝이 젖 먹던 힘까지 짜내 잿빛 머리카락을 건드는 데 성공했다. 성가셔서 한 번쯤, 돌아보게 할 정도로 흔들리는 머리카락에 엉글레 씨가, 아버지가 고개를 돌렸다. 로즈와 똑같은 색깔의 눈과 마주쳤다.

아빠! 나…….

하지만 그 눈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놀라지도 웃지도 않았다. 그저 어느 날 어린 피에로를 보던 자신처럼 무심히 고개를 돌릴 뿐이었다.

그 순간 ‘마법사’가 마술에 성공했다. 웃음소리는 다시 높아지고 여기저기에서 박수가 들렸다. 엉글레 씨는 고개를 돌려 그 광경을 보며 로즈와 함께 느긋이 즐거워했다.

아, 그렇구나.

필사적이던 몸에 힘이 빠졌다. 이상한 냄새가 나는 손수건에 코를 박았다. 그리고 이번엔 스스로, 깊게 숨을 들이쉬었다. 손끝에서부터 힘이 서서히 빠지기 시작했다.

아버지는 정말로 날 죽이려 한 거야. 역시 나보다……. 아, 그럼 나의 로즈는? 로즈는 어떻게 하려고? 내가, 내가 지켜줘야 하는데…….

녹안이 까맣게 점멸되는 그때였던 것 같았다. 먼 거리지만 ‘마법사’와 눈이 마주쳤었던 것 같았다. 원통형 모자 아래 그림자가 져서 턱밖에 보이지 않는 ‘마법사’이지만 루나는 눈이 마주쳤다고 느꼈다. 그럼에도 루나는 ‘검은 눈이 아닌데, 빨간 눈인데.’하고 멍청한 생각만 할 뿐이었다.

그 순간 날카로운 무언가가 공기를 갈랐다. 트럼프 카드 네 장이 나비처럼 날아들어 벌처럼 필리프의 손에 꽂히고, 루나는 다시 기회를 얻었다. 다시없을 기회. 마주친 ‘마법사’의 까만 눈이 반짝였다. 그 눈빛이 풀린 다리에 힘을 주었다.

그래, 주저할 틈은 없다.

바로 뒤에서 이런 일이 일어났는데도 앞만 보고 웃는 동생의 손을 잡았다.

“로즈!”

끌었다.

“뛰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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