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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가면

지옥에서온아내 지음로망띠끄2012.04.19979-11-258-10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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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평점 :   [참여수 5명]
듣기기능 :  TTS 제공
ISBN :  979-11-258-10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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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슷한 이름의 전자책 모음  (전권 구매시 3,000원)

지천명(지희명). 그는 6년 전부터 ‘선다라’ 라는 여자를 자신의 아내로 삼기위해 모든 것을 준비해 왔다. 그가 원하든 원하지 않던 그는 그녀의 남편이 되어야 했기에. 그는 누군가의 부탁을 꼭 들어주어야만 했다. 그러기 위해 가문의 오래된 비기를 사용해서 그녀 앞에 다른 사람의 모습으로 있어야 했다. 그런데 그 가면을 자신의 손으로 벗어 버리고 싶어 질 것이라는 생각을 하지 못했었다. 그녀에게 가면이 아닌 진짜 자신으로 다가가고 싶어지고 말았다.

선다라. 자신이 원하지 않았음에도 누군가의 아내가 되어야 했다. 그러나 남편이라 불리던 ‘지천명’이 가면을 쓰고 있었다고 한다. 시동생 희명과 남편 천명이 동일 인물이라는 사실만으로도 감당하기 어려운 현실인데 사실은 남편이라던 천명은 6년 전 죽은 사람이고 지금 그녀 곁에 있는 남편은 시동생이라던 ‘지희명’ 이었다니……. 그러나 그녀에게는 이미 그가 어떤 가면을 쓰고 있든 오로지 ‘그’ 일뿐이었다.



[본문 중에서]


“다 알아요. 당신과 당신 형님의 사진을 봤어요. 엄마가 보낸 편지와 함께 얼마 전 한국에 갔을 때 아버지께서 주셨는데……. 그 속에는 지금 당신 모습과 당신이 대희 그룹 총수인 지천명의 모습으로 변할 때의 모습을 한 남자가 있었어요. 그렇게 두 사람이 나란히 엄마와 같이 앉아 있었어요. 그리고 그날 난 모든 것을 알아 버렸어요. 내 앞에 서 있는 당신이 지천명이 아니라 지희명이라는 것, 당신 방에 있는 그 많은 물건들에 전부 HM이라는 이니셜이 새겨져 있는 이유가 그 방의 주인이 원래 지희명 당신이어서 라는 것. 모두 알아요. 그러니 이제 그만 그 가면은 벗어도 돼요.”
“내가 희명이라고? 내가?”
마치 앵무새처럼 그녀의 말을 그대로 따라하는 그를 보며 그녀는 이해할 수가 없었다. 그녀 앞에 있는 그는 처음 듣는 얘기에 너무나 당혹해하는 것 같았다. 그렇게 너무나 완벽한 그의 연기가 그녀를 숨 막히게 했다. 이젠 그만 털어 놓아도 된다고 했는데 그는 그럴 생각이 없는 것 같았다.
“왜 그렇게 숨기려 들죠? 지천명으로 살아야 하는 이유가 뭐예요? 대희 그룹을 가지지 위해 지천명으로 살아야 했어요? 혹시 당신이 내 엄마와 당신 형을 죽이기라도 했어요?”
“내가 당신 엄마와 형을 죽였다고? 왜?”
“아니면 왜 당신 스스로를 사망처리 하면서까지 지천명으로 살려고 하는 거예요? 왜요?”
“무슨 말이야? 도대체 왜 날더러 희명이라는 거야?”
“당신! 이렇게까지 내게 숨기는 이유가 뭐예요? 아직도 난 당신에게 진정한 의미에서의 가족이 아니에요?”
“……내가 지천명이 아니라 지희명이라고? 내가?”
“그래요. 당신은 지천명의 가면을 쓰고 있는 지희명이잖아요? 내 뱃속에 있는 당신 아이에게 당신이 누군지 말해 봐요. 설마 아이가 아빠를 다른 사람으로 생각하고 살아도 된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니죠?”
“내가, 내가 지천명이 아니라 지희명이라고?”
“왜, 왜 그렇게까지…….”
“그만하십시오! 지금의 그분은 정말 본인이 지천명인 줄 알고 계십니다. 정말 지천명님이십니다. 적어도 의식은 말입니다.”
“무슨 말이에요?”
“그분은 해리성 정체장애를 앓고 계십니다. 지금 사모님 앞에 계시는 분은 분명 희명님의 몸을 빌린 천명님입니다.”
순간 방 안으로 뛰어 들어온 평이 그녀의 앞을 가로막고 서서 멍한 얼굴로 앉아 같은 말만 반복하고 있는 천명을 일으켜 세웠다. 평의 얼굴에는 그를 지켜야 한다는 사명감과 그에 대한 죄책감으로 그녀가 여태 한 번도 본적 없는 무서울 만큼의 무표정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다라는 평의 입을 통해 쏟아져 나오는 말을 이해해 보려고 애쓰고 있었지만 도무지 알아들을 수가 없어 겨우 눈만 깜박거리고 있었다.


지옥에서온아내

켜켜이 쌓여가는 인생이란 시간 속에서도 영원히 어린 소녀의 심장으로 가슴 뛰는 사랑이야기를 쓰고 싶어요. 그 시간만큼은 누군가의 아내가, 누군가의 엄마가 아니어도 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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