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뜻이야?”

“오리발이라, 이지윤답지 않은데.”

“강재진, 내가 알아듣게 말해. 난 네가 뭘 말하는지 잘 모르겠어.”

“좀 전에 우리가 하지 못했던 것을 지금 하려고 네가 나오기를 기다리고 있었지.”

어느 날 지윤과 재진에게 느닷없이 찾아온 이별.

그리고 10년 뒤 뜻밖의 재회와 함께 맞닥뜨린 사건……

미궁에 빠진 사건을 해결해 나가면서 차츰 밝혀지는 음모와 비리들.

더불어 지윤과 재진이 공유하고 있는 아픔과 그리움, 깊은 사랑.

그래도 사랑한다면 이해 못할 것도, 용서하지 못할 것도 없다!

그와 그녀의 아름답고도 가슴아픈 사랑 이야기!

[본문 내용 중에서]

지윤이 휴대폰을 주머니에 넣고 막 일어서려는데 근접한 거리에서 재진의 나직한 비명이 들렸다. 그 소리에 지윤의 고개가 자동으로 재진에게로 돌려졌다. 남자 두 명이서 재진의 팔 하나씩을 잡고 서 있었는데 그의 머리가 아래로 처져 있었다. 그리고 그 옆에는 이명철이 피 묻은 시퍼런 칼날을 들고 웃음을 바람에 흩날리고 있었다.

“오, 재진아! 안 돼!”

재진의 목숨이 위태롭다는 본능적인 판단이 뇌리를 스쳐 지나가자 지윤은 즉각 재진에게로 달리기 시작했다. 주먹을 꽉 쥔 채로 달려가 피 묻은 칼을 의기양양하게 들고 있는 이명철의 손을 탁 쳐서 칼을 떨어뜨리게 한 다음에 곧바로 그의 턱으로 훅을 날렸다. 그리고 가차 없이 재진을 잡고 있는 두 남자의 다리로 힘차게 킥을 날려 재진에게서 떨궈 냈다. 지윤은 남자들이 바닥에 나뒹구는 것을 눈으로 확인하고는 재진에게로 재빨리 다가갔다. 바닥에 널브러져 있는 재진의 몸통이 온통 피로 물들어 있었다.

“흑흑. 재진아, 안 돼. 조금만 참아. 이대로 나 두고 가지 마. 젠장, 앰뷸런스는 왜 안 오는 거야?”

눈물범벅이 된 지윤은 투덜거리며 재빨리 외투를 벗어 아직도 피가 흘러나오는 그의 심장 위를 꽉 눌렀다. 심장 위를 누르고 있는 손이 덜덜 떨렸다. 다시 만난 재진이 좋았으면서 마음에서 내려놓았다는 말로 자신의 속마음을 숨긴 채 왜 그에게 툴툴거리기만 했는지 후회가 밀려들었다. 있을 때 잘하라는 말이 그냥 하는 말이 아니었던가 보다.

경찰과 앰뷸런스가 도착하기를 기다리는 시간이 초조하고 애가 탔다. 이대로 재진을 그냥 두면 피를 많이 흘려 위험할지도 모르는데, 빨리 도착하지 않는 앰뷸런스가 원망스러웠다. 도저히 기다리고만 있을 수가 없어 지윤은 다시 휴대폰을 꺼내 들었다. 그때 탁, 둔탁한 소리가 그녀의 귓가에 들리면서 머리에 통증을 느꼈다. 동시에 지윤은 뜨거운 것이 시야를 가로막자 무엇인가 싶어 손으로 만져 보았다. 끈적끈적한 게 피였다. 지윤의 입가로 허망한 웃음이 매달렸다.

바닥에 누워 있는 재진의 모습이 점점 흐릿해지자 지윤은 눈을 깜빡거리며 정신을 차려 보려고 안간힘을 썼지만 자력으로 안 되는 일이었다. 그래서 지윤은 혼미해져 오는 의식을 붙잡고 재진을 꼭 껴안으며 그의 심장 위로 볼을 갖다 대었다.

“재진아, 미안해. ……사랑해.”

[프로필]

안미영

저자 : 안미영

봄의 기운을 받고 태어난 부끄럼 많고 겁이 많은 여자.

지구상에 존재하는 모든 사랑 이야기를 글 속에 담아내고 싶은 여자.

그래서 모든 사랑을 동경하는 여자.

종이책 : 그대는 플라워, 눈물의 웨딩드레스

이북 : 끝없는 사랑, 블루 레인, 그대는 플라워, 눈물의 웨딩드레스

[목차]

프롤로그

1. 재회

2. 너와 나의 기억들

3. 다시 원점으로

4. 힘겨운 한 걸음

5. 또다시 마음이

6. 기다린 날들

7. 사랑할수록

8. 진실, 늦은 깨달음

9. 언약

10. 귀로의 끝

11. The reason is You

에필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