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버린 동생이 있습니다. 아빠가 돌아가시고 나서 얼마 되지 않아 새엄마의 손에 이끌려 어디론가 사라져 버린 가련한 동생이 하나 있습니다.
나는 동화속의 캐릭터에서나 나 올 법한 악독한 새엄마 밑에서 세상과 타협하는 법을 배우며 하나뿐인 동생을 찾겠다는 굳은 신념 하나로 버텨온 스물다섯의 성질 더러운 유치원 교사입니다. 사람에게 쉽게 정을 주지도, 내가 손해 보는 일 따위는 절대 하지 않는 내게 어느 날 사랑이란 이름으로 한 남자가 다가오고 맙니다. 이상한 기분이죠. 현기증이 일 듯 아찔하고 숨이 막히는 기분. 내 첫사랑 은섭 오빠를 볼 때 느꼈던 그런 미묘함을 이 남자에게 느끼고 맙니다.
이 근사한 남자를 보며 가끔은 꿈을 꿉니다. 지금은 힘없고 볼품없지는 미운오리새끼이지만 언젠가는 아름답고 우아한 백조로 거듭날 수 있을 거라 꿈꾸는 나는 최 은 입니다.

“사람이 사람에게 가지는 감정은 누구도 조절할 수 없다는 걸 알아요. 하지만 모든 사랑이 다 이루어 질 수 있는 것은 아니잖아요. 같은 거실에서 생활하던 고양이와 금붕어가 사랑에 빠졌다고 해서 절대 이루어 질 수 없는 것처럼 말이에요. 고양이는 물속에서 숨을 쉴 수도 헤엄치지도 못할 것이고, 어항속의 금붕어는 물 밖에 나와 단 한시도 견딜 수 없을 테니까······.”
고양이와 금붕어라.
희야가 남긴 말들이 커다란 가시가 되어 내 가슴을 찌르는 듯하다. 애써 그에 대한 마음을 접으며 또 감추고 있는데 꼭 이런 아픈 말들로 내 현실을 각인시켜야 하는 것일까?
“난 금붕어를 사랑한 고양이도, 고양이를 사랑한 금붕어도 아니야. 내 일은 내가 알아서 할 테니 너까지 끼어들어 그런 말 해댈 필요 없어.”

본문 중에서......

필 명 : 연인들

태어나 한글을 떼기 시작한 첫 순간부터 나의 꿈은 글을 쓰는 것이었다. 그것이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감동과 진한 여운을 남길 수 있는 소설가라면 더욱 좋을 것이다. 주어진 현실을 직시하며 사는 것에 급급해 언제부터인가 그 소중한 꿈을 잊고 살아왔던 것 같다. 그러다 문득 이건 아니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 딸과 아들에게 무조건 크고 좋은 꿈을 가지라 강요할 자신도 없어졌다. 결국 인생의 절반을 살아와버린 나이 서른을 넘어서 난 소위 남들이 말하는 일을 내고야 만 것이다. 하지만 후회는 없다. 난 그저 나이 서른둘에 기어이 꿈을 이루고야 만 내가 대견스러울 뿐이다.

완 결 작: [왼손잡이], [종이날개1-2부], [발작 1-2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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