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면 재미없지. 네 목숨도 이제는 나의 것이다.”

“원하는 것을 말해요.”

“인간에 대한 호기심이 난생처음으로 생겼다. 날 만족시킨다면 넌 자유다.”

“기간은요?”

“세 달”

암흑의 지배자 크로포드 가문의 주인 라파엘.

감정 따윈 느끼지 못한 채 하루하루 살아가고 있는 그의 인생에

사랑하는 사람을 잃고 가족에게 버림받은 그녀 한미우가 뛰어들었다.

작고 신비스런 이 동양 여자가 자꾸 그의 신경을 거스른다.

그렇게 그는 자신의 숨겨진 감정을 끌어내는 그녀와 계약 동거를 시작하는데…….

절대 악(惡)이라 불리는 냉혈한 라파엘과 인생의 벼랑 끝에 선 여자 미우

서로에게 지옥이 될 만남, 그럼에도 그들은 거래를 선택하였다!

[본문 내용 중에서]

[날 봐, 잘 보아둬 내가 누구인지. 이렇게 정말 이렇게 하지 않으려고 했는데 더 이상은 안 돼, 도저히 참을 수가 없어.]

[아니요, 절대 당신은 날 강제로 취하지 않을 거예요. 그렇죠, 네?]

어린 아이 같은 투정과 믿음이 섞여있는 목소리였다. 간절한 눈빛을 보내는 그녀를 무시하고 그는 조심스럽게 입술을 가져다 대었다. 굳어버린 것처럼 가만히 있는 미우의 행동은 문제가 되지 않는 것처럼 커다란 손이 얼굴에 와 닿았다. 천천히 쓸어 가는 혀의 미끈한 느낌에 멍하니 눈을 치켜 뜰뿐이었다. 점점 그의 다급한 손놀림에 가슴 저 밑바닥 끝에서 올라오는 야릇한 감각. 그게 무엇인지 몰랐지만 자신도 모르게 숨을 쉬고 싶어 입을 열었다. 거침없이 파고드는 그의 혀에 미세한 신음소리가 흘러나왔다. 두려웠다. 모든 말초신경들이 그 느낌에 곤두서는 것 같았다.

두려워하고 있는 그녀를 달래는 게 우선이었다. 이 정도로 몰아붙이게 될 줄은 꿈에도 생각해보지 않았다. 급하게 가려는 마음을 다 잡았다. 그녀의 몸 안에 고여 있는 과즙이 온 몸을 금방이라도 물들일 것만 같았다. 너무나 급하게 가려는 자신을 다스리며 하얀 목에 입술을 묻었다. 자신의 것이라는 자국을 남기기 위해. 헉 하는 거친 숨결이 이어지고 낯선 욕망에 눈이 먼 그녀를 침대에 뉘고는 그녀를 가리고 있는 옷에 손을 대었다.

[그……그만. 나중에 후회할 일 하지 말아요.]

그녀의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그녀의 입안으로 혀를 밀어 넣었다. 여기서 멈춰 버린다면 영원히 갖지 못할 것 같았다. 겁먹은 듯한 혀가 뒷걸음치자 그는 공격의 끈을 놓치지 않았다. 수줍은 듯 숨어버리는 그녀를 찾아 정신없이 혀를 감았다. 숨막힘에 헐떡거리는 호흡을 금방이라도 앗아갈 것처럼. 작은 손이 그를 밀치려는 듯 가슴에 와 닿았다. 펄떡 펄떡 물에서 막 잡아 올린 생선이 뛰듯이 거칠게 뛰는 남자의 심장소리에 동그란 눈이 그를 올려다보았다.

[너야. 네가 날 이렇게 만들고 있어. 네 속으로 들어가고 싶어서. 널 소유하고 싶어서!]

말이 끝남과 동시에 그의 거친 손길이 입고 있는 옷을 거칠게 찢어버렸다,

미우는 옷이 찢어져나가고 브래지어만 한 자신을 가리기 위해 양팔로 얼른 가슴을 가렸다

[가릴 수 없어.]

가슴을 가리고 있는 그녀의 손을 잡아 일으키고는 자신의 허리를 감게 했다.

[이제 네 차례야.]

[프로필]

서미선(닉네임 소나기)

사람들과 수다 떠는 것을 가장 재미있는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고,

세 남자와 매일 싸우는 게 하루 일과.

출간작 : <후견인>, <루비레드>, <잔인한 사랑>, <가면>, <카인과 아벨>, <부부>, <지독한 거짓말>, <영원>, <남자는 도둑놈>, <빗나간 화살>, <디나>, <피의 베일>, <단, 하나!>, <넌 내게 지옥이었어> 외 다수.

[목차]

프롤로그

제 일 장 ~ 제 십오 장

에필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