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혜연 : 키 162Cm에 체중 51Kg의 자그마한 외유내강형인 평범한 아가씨로, 대학시절 자유와 함께 시작한 짝사랑에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가 난데없이 나타난 녀석의 태클에 단단히 걸려 결국 짝사랑을 졸업하는 비운(?)을 맞이한다.

윤진하 : 키 181Cm에 체중 68Kg의 호리호리하고 카리스마 넘치는 청년으로, 웬만한 여인네들보다 예쁜 외모를 소지한 것이 화근이 되어 여난에 지쳐 선택한 것이 하필이면 형을 사랑하는 여자인데 마주칠 때마다 신경에 거슬린다.

집안 모임에서 우연히 다시 만난 어린시절 활달한 여자아이가 다른 사람을 짝사랑하기 시작했다. 그것도 이미 임자가 있는 남자였고, 더군다나 자신의 형이었기에 모른 척 할 수 없어 참견을 시작했다. 하지만 만날수록 신경이 쓰였고, 그녀의 시선이 다른 곳으로 향하면 그는 참을 수 없이 화가 났다. 이것이 사랑일까?



[본문 중에서]


흘긋 쳐다보는 진하의 눈에 다정하게 웃는 혜연과 진성이 보였다. 한 번 꼬인 매듭은 쉽게 풀리지 않는다고 생각하며 진하는 춤을 멈추고 단호한 표정으로 그들에게 다가갔다.

"형, 체인지! 이제 우리 연이 돌려줘! 형이라 많이 봐 준 줄 알고."

"무슨 소리야, 아직 음악 끝나지도 않았어."

"상관없어. 역시 첫 곡은 내꺼야. 형은 형수나 챙겨."

그는 어이없어하는 진성의 손에 은선을 넘겨주며, 혜연을 자신의 품으로 끌어 당겼다. 멍한 표정의 진성커플에게서 조금 떨어지자 혜연은 화가 나서 쏘아붙였다.

"이게 도대체 뭐하는 짓이에요? 예의도 없이!"

"훗, 예의? 약속이나 지켜라. 나만 쳐다 보랬잖아! 남의 남자 손대지 말고."

"내가 언제 남의 남자에게 손댔어요?"

"누가 그랬대? 딴 놈 쳐다보지 말고 나만 보라고."

진하는 눈에 불을 켜고 덤비는 혜연을 우습다는 듯 더욱 강하게 당겨 안았다. 밀면 더욱 강하게 끌어안아 급기야는 한 치의 틈도 없이 밀착된 것을 느끼고 포기한 혜연은 점점 조용해졌다. 얌전해진 그녀를 보던 진하는 그제야 편안하게 음악을 즐겼다.

'이 넘은 참 이상해. 근데 왜 이리 두근거리지? 음악 때문이야. 그래, 바로 그거야!'

음악이 끝난 줄도 모르고 자신의 품에 부드럽게 안겨있는 혜연을 보던 진하의 눈에, 그녀에게 춤을 신청한다고 말하며 진성의 친구 중 하나가 다가오는 것이 보였다. 갑자기 기분이 나빠진 그는 혜연을 더욱 품에 꼬옥 안으며 다가오는 선배를 노려봤다. 다가오던 선배는 그의 특기인 살벌하고 차가운 눈빛이, 분명하게 그 의미를 전달했는지 주춤거리더니 물러났고 끈끈한 다음 음악이 시작되었다. 득의에 찬 미소를 지으며 시선을 돌리던 진하에게 자신들을 뚫어지게 쳐다보는 두 사람이 보였다. 묘한 진성의 눈빛과 안심한 듯한 은선의 시선을 느낀 진하는 품안의 여자를 내려다보았다. 회색이 약간 섞인 진한 녹색인 그녀의 드레스는 앞에서 보면 단정하게 보이지만 목 부분부터 등까지 V자로 심하게 파여 있었다. 하얗고 고운 피부가 입술을 대면 그대로 미끄러질 듯, 보는 사람을 유혹하고 있었다. 잠시 망설이던 진하는 곧 자신을 보던 은선의 불안했던 시선을 생각하고는 고개를 숙여 혜연의 뒷목덜미에 가만히 입술을 대었다. 그녀가 흠칫하고 놀라며 몸을 긴장시키는 것이 느껴졌지만, 그대로 한 손을 들어 부드럽게 그녀의 등뼈를 따라 쓸어내리던 손이 엉덩이 조금 윗부분까지 가자 그대로 자신에게 끌어당겼다.

"음, 참 사람을 끄는 향이야. 이 여자는 정말 부드럽고도 달콤하군."

자신의 목덜미에 닿은 입술의 가벼운 움직임에 혜연은 순간 짜릿한 감각이 퍼지며 기분이 점점 야릇하게 변해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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