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로맨스를 꿈꾸는 로맨스 작가 송나리

콘돔과 이상한 성인용품을 가지고 다니는 이웃남자를 만나다.

그의 정체를 밝히기 위한 나리의 황당 스토리.

의도치 않은 상황으로 변태로 오해를 받는 산부인과 의사 민충현

자꾸만 자신을 오해하는 이웃여자가 어이없으면서도 신경이 쓰인다.

“으으으, 귀찮아.”

냉장고를 확인하던 나리가 중얼거렸다. 배꼽시계는 울리는데 마땅히 먹을 것이 없다. 하는 수 없이 지갑을 들고 집을 나섰다. 근데 저 앞에서 엘리베이터가 막 닫히려 하는 것이 눈에 들어왔다.

“저기요, 잠시만요.”

나리는 다급하게 소릴 외치며 엘리베이터를 잡아탔다. 그 안에는 한 남자가 통화를 하고 서 있었다. 고갤 살짝 숙이며 인사를 하고 문 앞에 가만히 섰다. 조용한 엘리베이터에는 그 남자가 목소릴 낮춰 통화하는 소리만이 울려 퍼졌다. 하지만 주위가 너무 조용한 탓에 그와 통화하는 상대방의 목소리가 크게 밖으로 새어 나와 들렸다. 어쩌면 유난히 그 상대의 목소리가 큰 탓일 수도 있지만 말이다.

-내가 보내 준 거 봤냐? 하하하, 놀랐지? 그거 아주 신상이다. 혹시 써 봤냐? 큭큭.

“……음. 됐고. 영상이나 빨리 보내 줘.”

-하하하, 알았어. 내가 아주 쌈박한 걸로 보내 줄게. 아마 너 밤잠 못 잘 거다. 아주 후끈 달아올라서 못 견딜걸. 만약에 그거로도 부족하면 더 센 것도 보내 줄 수 있어. 큭큭.

“암튼 알았고. 고맙다. 이만 끊자.”

본의 아니게 통화 내용을 듣게 된 나리는 낯 뜨거운 내용에 눈살을 찌푸렸다.

‘아니, 뭐야! 남자들이란. 쯧쯧.’

도대체 어떻게 생긴 남잔가 하는 생각에 힐끔 뒤를 돌아보고 다시 고갤 돌렸다. 그 남자를 다시 보았다.

왠지 낯이 살짝 익다는 생각에 고갤 갸우뚱거렸다. 엘리베이터. 남자.

‘헉! 맞다. 콘돔! 그 남자네. 역시 내 예상이 맞았어. 세상에. 써 봤냐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