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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약손 [외전+증보판]
석류알갱 지음로망띠끄2014.0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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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토머리'와 연작소설이며 외전이 포함된 증보판입니다.>
-본문 중에서-
월아가 작은 짐 보따리를 들고 종종걸음으로 사라지자 직장양반께서는 얼른 문을 닫고 정인의 이마에 손을 얹으셨다. 엎힌채로 아무 말이 없기에 잠에 든 줄 알았는데 집까지 와보니 혼절상태였다. 해열가루를 먹였다니 곧 열은 내릴 것이다. 뜨끈함이 번진 이맛수건을 뒤집어 올리며 귀밑머리로 흐르는 땀방울을 손으로 닦아내자 혼절한 와중에서도 입안이 바싹바싹 말랐는지 아씨께서는 연신 메마른 입술을 벙긋거렸다.
그 모습이 하도 가련하여 직장양반께서는 자리끼 대접에 자신의 입을 대고 물 한 모금을 입에 머금으셨다. 메마른 여인의 입술에 촉촉한 물기 머금은 입술을 대고 입을 벌리자 미적지근한 물이 여인의 입속으로 스며들었다. 입속으로 물기가 스며들자 여인은 허공에 팔을 뻗으며 무엇인가에 매달리려고 애썼다. 정처 없이 방황하는 손을 정인된 사내가 반듯하게 잡아주자 아씨께서는 입속에 흐르는 물을 달게 받아 마셨다. 마치 젖줄을 물고 단 젖을 받아 마시는 어린 날짐승의 모양새마냥.
"으음……. 더……. 더……."
입안에 들이찼던 물기가 사라지자 여전히 정신을 못 차리는 가운데, 아씨께서는 칭얼거리듯 입술을 달싹거리셨다. 사내는 또 한 번 입안에 물을 머금고 여인의 입술에 자신의 입술을 가져다대었다. 그러자 여전히 물기에 굶주린 듯 한 여인이 이번에는 더 깊이 목넘김을 하기 시작하였다. 마치 물 한 모금이 수천모금인 것 마냥 여러 번 나누어 달게 빨아들이는 여인의 젖은 입술. 직장양반께서는 한순간 사내의 마음을 동하고야 마셨다!
이래서는 안 되는데. 의원이 어찌 아픈 병자에게 이런 흑심을……. 이리 자신을 질책하면서도 혼절 중에 신음하며 매달리는 물에 젖은 촉촉한 입술은 사내의 목구멍에 자꾸만 단내를 갈망하는 음성을 내게 하였다. 목구멍에서 울리는 참음의 음성. 그러나 입술 끝에 살짝 닿은 여인의 분홍빛 살덩이는 사내의 가슴을 불에 타들어가는 종이마냥 너무나도 쉬이 동하게 하였다.
훅 끼치는 단내와 뜨거운 살덩이. 톳이 오돌오돌 돋은 혓덩이는 매끄러운 느낌과는 또 다른 야릇함이 있었다. 직장양반께서는 결국 살며시 그 살덩이를 깊이 흡입하였다가 놓기를 반복하셨다. 단내와 쓴 약가루의 맛이 혼재된 여인의 더운 입안은 중독성 깊은 미약처럼 몽롱한 열기를 사내의 몸속에서 솟게 만들었다.
"하아……. 하……."
누구의 음성일까. 옅고 가녀린 음성이기도 했고 사내의 거친 목울대를 타고 넘는 간절한 음성이기도 했다. 무엇을 바라는 간절함일까. 사내는 다만 그 순간에는 그저 여인에게서 솟아나는 달큼한 열기를 거머쥐고 싶었다. 미쳤다. 돌았다. 제정신이 아니다. 더군다나 의관이 병자를 두고서. 그러나 아픈 병자는 자신의 여인이고, 정인이고, 주체할 길 없는 마음을 동하게 하는 사람이었다.
열린 잇바디 틈새로 엿보이는 혀를 잘근잘근 깨물다가 그 아픔을 달래주려는 듯 말캉하게 휘감아 올렸다. 입 안쪽의 볼살과 오돌한 혀천장도 쓸어보았다. 꼴깍꼴깍. 자리에 누운 채 미약한 음성을 흘리는 여인의 목구멍에 타액이 넘어가는 은밀한 소리가 사내의 귓가를 깊이 자극했다.
"하아……. 아아, 너……."
은근히 자신의 혀를 건드려오는 여인의 작은 몸짓에 사내는 입술을 떼었다. 가느다란 실눈을 뜨고 자신을 올려다보는 여인의 몽롱한 눈빛에 사내의 가슴은 한순간 뜨끔하다.
"언제부터……."
"……아까. 아까부터 정신이, 들, 었습니다."
왜 밀어내지 않았을까. 아까부터 정신이 들었다면서. 직장양반께서는 병자를 향해 응큼한 속내를 보인 제 자신의 행동에 입을 꾹 다무셨다. 사실 민망하기도 했지만, 잔뜩 솟아버린 열정을 삭힐 길이 없어 잇새를 꽉 깨물었다는 것이 더 맞을 것이다.
"……더워요. 덥습니다……. 물을, 물을 더 주셔요."
"아, 그래! 여기, 물대접이 있다. 몸을 일으켜주랴?"
"……아니. 그 물 말고……."
열이 오르고 몽롱한 정신 가운데서 아씨께서는 눈앞의 정인께서 건네줬던 물을 달게 받아마셨다. 그러나 달게 받아 마신 것은 비단 미지근한 물이 아니라 사내가 보내준 연정의 달큼함이었으니. 실로 아씨께서는 순간 나는 요부일까, 라는 생각까지 떠올리셨다. 그렇다고 하여 그 달큼함의 올무에서 빠져나가고 싶지는 않았으니. 오호? 설마, 오늘 밤. 두 사람만의 역사가 이루어지는 것 아니오?
"그럼 무슨 물을……."
그 순간이었다. 아씨께서는 그의 진동선을 꽉 쥐고 상체를 들어 사내의 입술에 자신의 입술을 맞부딪혔다. 마시고 싶었다. 정인의 입에서 흘러나오는 단꿀같은 맛을. 타액이란 것이 모다 다 같은 것일진대 정인의 입에서 흐르는 것은 달고 향긋한 약수 같았다.
"……마음을 가리는 발이 사라졌어요. 이 몽롱한 중에 제 마음이 말하는 대로 해야 할 것만 같아요. 지금 제 마음은, 이렇습니다 오라버니."
아씨께서는 신혁이 오라버니의 입술에서 자신의 입술을 떼며 말씀하셨다. 그러자 사내의 입술 끝이 묘하게 뒤틀렸다. 한순간 아씨께서는 자신이 큰 실언을 하였나 싶어 마른침을 꼴깍 삼켰다. 여전히 머리가 울리고 열기가 치솟아 속이 울렁거리고 어지러웠으나 지금은 그 아픔들보다도 눈앞의 사내가 너무나도 갖고 싶었다.
정말로 솔직한 감정. 연모하기에 그 얼굴을, 가슴팍을, 어깨를 마주잡고 싶은 욕심이 일었다. 이가 사라지고 기만 발현하는 이 찰나. 오욕칠정의 묘한 꽃망울이 여인의 가슴에서 활짝 피어올랐다.
"요부, 같으, 셔요?"
"……."
"저기, 저는……."
정인된 사내께서 아무 말씀도 하지 않자 아씨께서는 '부끄럽고 수치스런 말을 꺼냈구나'싶어 고개를 모로 돌리셨다. 그 순간 사내는 여인의 턱을 강하게 쥐며 끓는 마음을 토해내듯 속삭였다. 아주 강렬하면서도 조심스럽고 뜨뜻한 기운이 차고 넘치는 음성이었다.
"너 때문이다."
"……."
"너 활옷 입는 그 날까지 기다리려고 했던 마음, 접은 연유는."
"오라버, 니……."
"못 참는다. 참아 달라 발버둥을 쳐대도 내가 참지 못할 것이야."
뜨겁고 까만 숯덩이마냥 진해진 사내의 눈빛에 여인의 가슴이 묘하게 근질거려왔다.
"그러니 지금 말하거라. 안 된다면, 네가 참을 수 없다면, 지금 말하거라."
지금 여기에서 멈추라는 말. 허나 사내의 진심은 그것과는 정 반대일터. 아씨께서는 도포자락 위로 보이는 고고한 그의 목에 사붓이 손가락을 대고 속삭이셨다.
"참고 싶지 않으시지요? 저도……. 오늘은……."
그 순간 사내는 여인의 입술에 전광석화처럼 달큼한 입술을 머금고 살짝 깨물었다. 자연스럽게 여인의 몸을 반쯤 덮고 있던 삼베모시 홑이불을 제치고 그 위로 자신의 몸을 포갰다. 작지도 않고 너무 크지도 않은 아담하지만 얄상한 몸 위로 사내의 커다란 몸이 겹쳐지자 한순간 여인의 목구멍에서 야릇한 음성이 흘러나왔다.
"으음……."
그러나 곧 그 작은 음성은 사내의 입안으로 거칠게 삼켜 들어가 사라졌고 그의 손은 어느새 여인의 뜨거운 뺨을 지나서 희고 여린 목덜미 쪽으로 자리잡아갔다. 살결과 주름을 따라서 손가락을 지분거리자 여인의 입에서 간지러운 웃음이 흘러나왔다.
"아픈데 괜, 찮겠느냐."
"죽지는 않을 것이어요."
"월아가 들어올까 봐 걱정은 안 되고?"
"눈치가 빠른 아이이니……."
참 당돌하기도 하고 은근히 속 시원해지기도 하는 여인의 말에 사내는 엷게 웃었다. 어차피 월아는 아랫마을로 병자를 살피러 간 터. 그리 빨리 오지는 못할 것이다.
"앙큼한 것 같으니."
"오라버니도 충분히 앙큼하셔요."
"난 앙큼이 아니라 속 시꺼먼 들짐승 같은 거겠지."
그 말을 끝으로 사내의 손이 불쑥 여인의 옷섪 안으로 사라졌다. 여인을 먹이려고 준비했던 적당히 식은 미음죽은 점점 식어가고 있었으나 작은 방의 열기만큼은 불을 장히 뗀 방구들마냥 절절 끓고 있었다.
절절 끓는 쇳물이 가슴속에서 솟는 양. 펄펄 끓는 솥 안의 물이 폐부에서 솟는 양. 가슴은 뜨겁고 허파에서 솟는 숨결은 덥고 거칠었다. 그러나 그 뜨겁고 거친 감정은 비단 사내의 것만은 아니었다. 여인의 마음과 숨결도 사내와 한가지였으니. 손안에 잡힌 뜨거움이 진정 내 님인가. 나의 그이인가. 나만의 그 분, 나만의 사내인가, 쉬이 가늠이 되지 않았다.
이번에 잡은, 이번에 만난 이 연정의 실타래는 정녕 나의 것인가. 올곧이 나를 향해 따라올 푸르고 붉은 실줄인가 의심이 되었다. 청실홍실로 맺어질 수는 없어도, 마음 한구석에서는 늘 바래왔던 옛 사랑. 그 사랑에서 버림받은 순간 눈앞에 늘 그려왔던 붉고 푸른 실은 광폭한 불꽃에 집어 삼키어졌다. 그리고 남은 것은 까맣고 슬픈 한줌의 재. 까맣게 타버리고 남은 재는 본디 절절 끓는 연모의 정을 눌러 담았던 귀한 가슴이었다. 그 가슴을 태워버렸던 날, 아씨께서는 생각하셨다. 이 비루한 삶에 다시는 거짓이 팽배한 사랑 따윈 담지 않을 것이라고.
고운꽃물 들일 수 있으나, 언젠가는 그 꽃물이 다 빠져버리는 봉숭아물처럼. 사랑이라는 것도 영원하지 않다는 것을 알아버렸기에.
그러나 이 사랑만큼은 믿어보고 싶었다. 지푸라기, 아니, 여린 실줄 하나 잡는 마음으로라도 이 사랑은 내 것이다, 나를 배반하지 않을 사랑이다 여기고 싶었다.
왜냐하면, 그, 이기 때문에.
모든 흠집과 허물을 모두 받아준 그, 이기 때문에.
마른 나무껍질마냥 마르고 퍽퍽해져버린 마음만이 남아버린 나를 사랑한다, 연모한다 말해준, 그, 이기 때문에.
'영원하지 않아도 좋습니다. 세월이 지나면 사람도 변하고, 사람이 변하면 사랑도 변하는 것이 맞는 거겠지요. 변한다는 것을 어찌 인력으로 막을 수 있겠습니까. 그것이 천리이고 순리인 것을요. 다만 바라는 것은 지금 이 순간만이라도 오라버니의 마음을 함뿍 느껴보고 싶습니다. 제 사내라는 것을 온 가슴으로 누려보고 싶습니다.'
아씨께서는 손끝에 잡히는 사내의 두 팔을 어루만지며 바라고 원하셨다.
그의 가슴에서 흐르는 자신을 향한 연모의 강물이 퍽퍽하고 고단하고 아팠던 마음을 촉촉하게 적셔주기를. 고목껍질처럼 딱딱하게 갈라졌던 마음에 연모의 물이 흘러 습윤한 봄날의 어린 나무마냥 보드랍고 싱그러워지기를.
그 보드랍고 싱그러운 어린 새순의 향기가 영겁의 시간을 약속하지는 못한다 하여도.
여인은 문득 사내의 벌어진 앞섶에 살포시 고개를 묻었다. 쿵쿵 울리는 고동소리가 참으로 듣기 좋았다. 문득 아주 어린 날. 손에 바늘을 꽂혀가며 꽃수를 놓고 있었던 오후. 몰래 신혁이 오라버니의 손을 잡고 저자에 나가 나랏님의 행차 때 들었던 취타가락이 떠올라 슬핏 웃음이 나왔다. 둥둥, 쿵쿵, 휘익. 북이며 장구며 나발의 웅장하고 또한 경쾌한 음악이 사내의 가슴에서 들린다는 것이 신기하여 조금 더 귀를 부벼보았다. 그때의 행복했던 기억이 자꾸만 떠올라서 여인은 사내의 가슴팍에 손가락을 놀려 무엇인가를 적었다.
"무엇을 쓰는 것이야?"
까만 머리타래에 고개를 묻고 그 향취를 들이마시던 직장양반께서는 가슴팍의 간지러움에 아씨와 눈을 맞추며 물으셨다.
"맞추어 보시어요?"
"뭐라?"
요 앙큼하고 어여쁜 내 여인 보게? 사내는 입을 앙 다운 여인의 말문을 열기 위해 저고리 아래 양액으로 손을 밀어 넣어 간지럼을 태웠다. 그러나 속치마와 속저고리 틈새로 느껴지는 매끄러운 살결에 사내는 다시 여인의 입술에 자신의 입술을 부볐다. 마셔도 줄줄 솟는 샘물마냥. 단 꿀이 퐁퐁 솟는 화수분마냥. 여인의 입술은 사내에게 있어서 독이었다. 한번 중독되면 빠져나올 수 없는 독.
"묘운아, 혹, 아편이라고 아느냐?"
긴 옷고름을 풀며 여인의 목을 흡입하던 사내가 물었다.
"대국에서 은밀히 들여온다는 독물 말이옵니까?"
"응."
"헌데 어찌……."
"내가, 그것에 중독된 아편쟁이들의 마음을 조금은 알 것만 같거든."
"예?"
여인이 작게 반문하자 사내는 속저고리를 마저 풀어헤치며 다급한 듯한 목소리로 말하였다.
"너, 아편보다도 더 하면 더했지 덜하지는 못할 것이다."
"……."
"나, 오늘부터 '묘운쟁이' 할란다."
그리 말하며 흰 속치마를 풀어헤치자 봉긋하고 탐스러운 꽃유실이 사내의 눈앞에 흐드러지게 피었다. 사뭇 타인의 눈에 신체를 내어보인다는 사실이 부끄러워진 여인은 곧 두 팔로 양 가슴을 가리며 모로 돌아누웠다. 조그맣게 중얼거리는 것도 잊지 않은 채.
"제, 제가 무슨 아편 같은 몹쓸 것이라도 된답니까?"
"아편도 원래는 약으로 쓰였다는 것까지는 모르는가 보구나."
"……."
"……진실로 취할 것만 같구나. 참으로 어여쁘다."
사내는 여인의 두 손목을 느슨하게 잡아끌며 속삭이듯 말하였다.
"부, 불을 꺼 주시어요."
"싫다."
"하오나……."
"……눈에, 담거라. 너만 바라보고 은애하는 내 눈을, 내 마음을, 내 몸짓을. 하나도 빠트리지 않고 꾹꾹 네 가슴에 눌러 담아주어. 하여, 내 마음을 늘 네 마음과 함께 할 수 있도록 해 주어."
그 말을 듣는 순간, 여인의 가슴에는 참을 수 없는 숨 막힘에 저리고 뜨거운 기운이 기민하게 퍼져나갔다.
"내가 연모하는 이는, 세상에서 가장 슬픈 사람이거든. 나는 안다. 슬픔도 많고, 눈물도 많고, 외로움도 많고, 자격지심도 많은 이라는 사실을. 그러니, 그것들 모다 다 이겨낼 수 있도록 내가 연모하는 이는, 내 가슴을 의지 삼아 슬퍼하지도 말고, 울지도 말고, 외로워하지도 말고, 자격지심도 마음의 짐도 모두 다 내려놓았으면 좋겠어. 티끌 한 점도 남기지 말고 온전히, 행복하였으면 좋겠어."
사랑한다는 말보다, 연모한다는 말보다, 온 가슴을 내어주어도 아깝지 않을 만큼 그대가 어여쁘다는 말보다 더 깊은 애담. 그 애담에 가슴이 녹아내릴 듯 안타깝고 또한 애절하여 여인은 몸을 들어 사내의 맨가슴에 입을 맞추었다. 펄떡이는 그의 심장에 자신의 가슴이 한 점 흐트러짐 없이 녹아 서로 하나가 되기를 바라며.
'아아, 연모합니다. 이 넘쳐흐르는 연심을 한 방울도 남김없이 다 받아주셔요. 끝을 가늠할 수 없는 하늘만큼, 수를 셀 수 없을 만큼 많은 별의 무리만큼, 뜨거워 감히 손을 데어보지 못할 불꽃의 그것만큼, 아니, 그 이상으로 오라버니를 연모하고, 사랑합니다.'
그 순간, 짧은 찰나의 정적이 흐른 후 두 사람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서로의 몸에 손을 대었다. 올곧이 나의 여인, 나의 사내가 되고자 하는 두 사람의 마음이 한데 어우러져 나눌 것 없는 하나가 되었다.
-본문 중에서-
월아가 작은 짐 보따리를 들고 종종걸음으로 사라지자 직장양반께서는 얼른 문을 닫고 정인의 이마에 손을 얹으셨다. 엎힌채로 아무 말이 없기에 잠에 든 줄 알았는데 집까지 와보니 혼절상태였다. 해열가루를 먹였다니 곧 열은 내릴 것이다. 뜨끈함이 번진 이맛수건을 뒤집어 올리며 귀밑머리로 흐르는 땀방울을 손으로 닦아내자 혼절한 와중에서도 입안이 바싹바싹 말랐는지 아씨께서는 연신 메마른 입술을 벙긋거렸다.
그 모습이 하도 가련하여 직장양반께서는 자리끼 대접에 자신의 입을 대고 물 한 모금을 입에 머금으셨다. 메마른 여인의 입술에 촉촉한 물기 머금은 입술을 대고 입을 벌리자 미적지근한 물이 여인의 입속으로 스며들었다. 입속으로 물기가 스며들자 여인은 허공에 팔을 뻗으며 무엇인가에 매달리려고 애썼다. 정처 없이 방황하는 손을 정인된 사내가 반듯하게 잡아주자 아씨께서는 입속에 흐르는 물을 달게 받아 마셨다. 마치 젖줄을 물고 단 젖을 받아 마시는 어린 날짐승의 모양새마냥.
"으음……. 더……. 더……."
입안에 들이찼던 물기가 사라지자 여전히 정신을 못 차리는 가운데, 아씨께서는 칭얼거리듯 입술을 달싹거리셨다. 사내는 또 한 번 입안에 물을 머금고 여인의 입술에 자신의 입술을 가져다대었다. 그러자 여전히 물기에 굶주린 듯 한 여인이 이번에는 더 깊이 목넘김을 하기 시작하였다. 마치 물 한 모금이 수천모금인 것 마냥 여러 번 나누어 달게 빨아들이는 여인의 젖은 입술. 직장양반께서는 한순간 사내의 마음을 동하고야 마셨다!
이래서는 안 되는데. 의원이 어찌 아픈 병자에게 이런 흑심을……. 이리 자신을 질책하면서도 혼절 중에 신음하며 매달리는 물에 젖은 촉촉한 입술은 사내의 목구멍에 자꾸만 단내를 갈망하는 음성을 내게 하였다. 목구멍에서 울리는 참음의 음성. 그러나 입술 끝에 살짝 닿은 여인의 분홍빛 살덩이는 사내의 가슴을 불에 타들어가는 종이마냥 너무나도 쉬이 동하게 하였다.
훅 끼치는 단내와 뜨거운 살덩이. 톳이 오돌오돌 돋은 혓덩이는 매끄러운 느낌과는 또 다른 야릇함이 있었다. 직장양반께서는 결국 살며시 그 살덩이를 깊이 흡입하였다가 놓기를 반복하셨다. 단내와 쓴 약가루의 맛이 혼재된 여인의 더운 입안은 중독성 깊은 미약처럼 몽롱한 열기를 사내의 몸속에서 솟게 만들었다.
"하아……. 하……."
누구의 음성일까. 옅고 가녀린 음성이기도 했고 사내의 거친 목울대를 타고 넘는 간절한 음성이기도 했다. 무엇을 바라는 간절함일까. 사내는 다만 그 순간에는 그저 여인에게서 솟아나는 달큼한 열기를 거머쥐고 싶었다. 미쳤다. 돌았다. 제정신이 아니다. 더군다나 의관이 병자를 두고서. 그러나 아픈 병자는 자신의 여인이고, 정인이고, 주체할 길 없는 마음을 동하게 하는 사람이었다.
열린 잇바디 틈새로 엿보이는 혀를 잘근잘근 깨물다가 그 아픔을 달래주려는 듯 말캉하게 휘감아 올렸다. 입 안쪽의 볼살과 오돌한 혀천장도 쓸어보았다. 꼴깍꼴깍. 자리에 누운 채 미약한 음성을 흘리는 여인의 목구멍에 타액이 넘어가는 은밀한 소리가 사내의 귓가를 깊이 자극했다.
"하아……. 아아, 너……."
은근히 자신의 혀를 건드려오는 여인의 작은 몸짓에 사내는 입술을 떼었다. 가느다란 실눈을 뜨고 자신을 올려다보는 여인의 몽롱한 눈빛에 사내의 가슴은 한순간 뜨끔하다.
"언제부터……."
"……아까. 아까부터 정신이, 들, 었습니다."
왜 밀어내지 않았을까. 아까부터 정신이 들었다면서. 직장양반께서는 병자를 향해 응큼한 속내를 보인 제 자신의 행동에 입을 꾹 다무셨다. 사실 민망하기도 했지만, 잔뜩 솟아버린 열정을 삭힐 길이 없어 잇새를 꽉 깨물었다는 것이 더 맞을 것이다.
"……더워요. 덥습니다……. 물을, 물을 더 주셔요."
"아, 그래! 여기, 물대접이 있다. 몸을 일으켜주랴?"
"……아니. 그 물 말고……."
열이 오르고 몽롱한 정신 가운데서 아씨께서는 눈앞의 정인께서 건네줬던 물을 달게 받아마셨다. 그러나 달게 받아 마신 것은 비단 미지근한 물이 아니라 사내가 보내준 연정의 달큼함이었으니. 실로 아씨께서는 순간 나는 요부일까, 라는 생각까지 떠올리셨다. 그렇다고 하여 그 달큼함의 올무에서 빠져나가고 싶지는 않았으니. 오호? 설마, 오늘 밤. 두 사람만의 역사가 이루어지는 것 아니오?
"그럼 무슨 물을……."
그 순간이었다. 아씨께서는 그의 진동선을 꽉 쥐고 상체를 들어 사내의 입술에 자신의 입술을 맞부딪혔다. 마시고 싶었다. 정인의 입에서 흘러나오는 단꿀같은 맛을. 타액이란 것이 모다 다 같은 것일진대 정인의 입에서 흐르는 것은 달고 향긋한 약수 같았다.
"……마음을 가리는 발이 사라졌어요. 이 몽롱한 중에 제 마음이 말하는 대로 해야 할 것만 같아요. 지금 제 마음은, 이렇습니다 오라버니."
아씨께서는 신혁이 오라버니의 입술에서 자신의 입술을 떼며 말씀하셨다. 그러자 사내의 입술 끝이 묘하게 뒤틀렸다. 한순간 아씨께서는 자신이 큰 실언을 하였나 싶어 마른침을 꼴깍 삼켰다. 여전히 머리가 울리고 열기가 치솟아 속이 울렁거리고 어지러웠으나 지금은 그 아픔들보다도 눈앞의 사내가 너무나도 갖고 싶었다.
정말로 솔직한 감정. 연모하기에 그 얼굴을, 가슴팍을, 어깨를 마주잡고 싶은 욕심이 일었다. 이가 사라지고 기만 발현하는 이 찰나. 오욕칠정의 묘한 꽃망울이 여인의 가슴에서 활짝 피어올랐다.
"요부, 같으, 셔요?"
"……."
"저기, 저는……."
정인된 사내께서 아무 말씀도 하지 않자 아씨께서는 '부끄럽고 수치스런 말을 꺼냈구나'싶어 고개를 모로 돌리셨다. 그 순간 사내는 여인의 턱을 강하게 쥐며 끓는 마음을 토해내듯 속삭였다. 아주 강렬하면서도 조심스럽고 뜨뜻한 기운이 차고 넘치는 음성이었다.
"너 때문이다."
"……."
"너 활옷 입는 그 날까지 기다리려고 했던 마음, 접은 연유는."
"오라버, 니……."
"못 참는다. 참아 달라 발버둥을 쳐대도 내가 참지 못할 것이야."
뜨겁고 까만 숯덩이마냥 진해진 사내의 눈빛에 여인의 가슴이 묘하게 근질거려왔다.
"그러니 지금 말하거라. 안 된다면, 네가 참을 수 없다면, 지금 말하거라."
지금 여기에서 멈추라는 말. 허나 사내의 진심은 그것과는 정 반대일터. 아씨께서는 도포자락 위로 보이는 고고한 그의 목에 사붓이 손가락을 대고 속삭이셨다.
"참고 싶지 않으시지요? 저도……. 오늘은……."
그 순간 사내는 여인의 입술에 전광석화처럼 달큼한 입술을 머금고 살짝 깨물었다. 자연스럽게 여인의 몸을 반쯤 덮고 있던 삼베모시 홑이불을 제치고 그 위로 자신의 몸을 포갰다. 작지도 않고 너무 크지도 않은 아담하지만 얄상한 몸 위로 사내의 커다란 몸이 겹쳐지자 한순간 여인의 목구멍에서 야릇한 음성이 흘러나왔다.
"으음……."
그러나 곧 그 작은 음성은 사내의 입안으로 거칠게 삼켜 들어가 사라졌고 그의 손은 어느새 여인의 뜨거운 뺨을 지나서 희고 여린 목덜미 쪽으로 자리잡아갔다. 살결과 주름을 따라서 손가락을 지분거리자 여인의 입에서 간지러운 웃음이 흘러나왔다.
"아픈데 괜, 찮겠느냐."
"죽지는 않을 것이어요."
"월아가 들어올까 봐 걱정은 안 되고?"
"눈치가 빠른 아이이니……."
참 당돌하기도 하고 은근히 속 시원해지기도 하는 여인의 말에 사내는 엷게 웃었다. 어차피 월아는 아랫마을로 병자를 살피러 간 터. 그리 빨리 오지는 못할 것이다.
"앙큼한 것 같으니."
"오라버니도 충분히 앙큼하셔요."
"난 앙큼이 아니라 속 시꺼먼 들짐승 같은 거겠지."
그 말을 끝으로 사내의 손이 불쑥 여인의 옷섪 안으로 사라졌다. 여인을 먹이려고 준비했던 적당히 식은 미음죽은 점점 식어가고 있었으나 작은 방의 열기만큼은 불을 장히 뗀 방구들마냥 절절 끓고 있었다.
절절 끓는 쇳물이 가슴속에서 솟는 양. 펄펄 끓는 솥 안의 물이 폐부에서 솟는 양. 가슴은 뜨겁고 허파에서 솟는 숨결은 덥고 거칠었다. 그러나 그 뜨겁고 거친 감정은 비단 사내의 것만은 아니었다. 여인의 마음과 숨결도 사내와 한가지였으니. 손안에 잡힌 뜨거움이 진정 내 님인가. 나의 그이인가. 나만의 그 분, 나만의 사내인가, 쉬이 가늠이 되지 않았다.
이번에 잡은, 이번에 만난 이 연정의 실타래는 정녕 나의 것인가. 올곧이 나를 향해 따라올 푸르고 붉은 실줄인가 의심이 되었다. 청실홍실로 맺어질 수는 없어도, 마음 한구석에서는 늘 바래왔던 옛 사랑. 그 사랑에서 버림받은 순간 눈앞에 늘 그려왔던 붉고 푸른 실은 광폭한 불꽃에 집어 삼키어졌다. 그리고 남은 것은 까맣고 슬픈 한줌의 재. 까맣게 타버리고 남은 재는 본디 절절 끓는 연모의 정을 눌러 담았던 귀한 가슴이었다. 그 가슴을 태워버렸던 날, 아씨께서는 생각하셨다. 이 비루한 삶에 다시는 거짓이 팽배한 사랑 따윈 담지 않을 것이라고.
고운꽃물 들일 수 있으나, 언젠가는 그 꽃물이 다 빠져버리는 봉숭아물처럼. 사랑이라는 것도 영원하지 않다는 것을 알아버렸기에.
그러나 이 사랑만큼은 믿어보고 싶었다. 지푸라기, 아니, 여린 실줄 하나 잡는 마음으로라도 이 사랑은 내 것이다, 나를 배반하지 않을 사랑이다 여기고 싶었다.
왜냐하면, 그, 이기 때문에.
모든 흠집과 허물을 모두 받아준 그, 이기 때문에.
마른 나무껍질마냥 마르고 퍽퍽해져버린 마음만이 남아버린 나를 사랑한다, 연모한다 말해준, 그, 이기 때문에.
'영원하지 않아도 좋습니다. 세월이 지나면 사람도 변하고, 사람이 변하면 사랑도 변하는 것이 맞는 거겠지요. 변한다는 것을 어찌 인력으로 막을 수 있겠습니까. 그것이 천리이고 순리인 것을요. 다만 바라는 것은 지금 이 순간만이라도 오라버니의 마음을 함뿍 느껴보고 싶습니다. 제 사내라는 것을 온 가슴으로 누려보고 싶습니다.'
아씨께서는 손끝에 잡히는 사내의 두 팔을 어루만지며 바라고 원하셨다.
그의 가슴에서 흐르는 자신을 향한 연모의 강물이 퍽퍽하고 고단하고 아팠던 마음을 촉촉하게 적셔주기를. 고목껍질처럼 딱딱하게 갈라졌던 마음에 연모의 물이 흘러 습윤한 봄날의 어린 나무마냥 보드랍고 싱그러워지기를.
그 보드랍고 싱그러운 어린 새순의 향기가 영겁의 시간을 약속하지는 못한다 하여도.
여인은 문득 사내의 벌어진 앞섶에 살포시 고개를 묻었다. 쿵쿵 울리는 고동소리가 참으로 듣기 좋았다. 문득 아주 어린 날. 손에 바늘을 꽂혀가며 꽃수를 놓고 있었던 오후. 몰래 신혁이 오라버니의 손을 잡고 저자에 나가 나랏님의 행차 때 들었던 취타가락이 떠올라 슬핏 웃음이 나왔다. 둥둥, 쿵쿵, 휘익. 북이며 장구며 나발의 웅장하고 또한 경쾌한 음악이 사내의 가슴에서 들린다는 것이 신기하여 조금 더 귀를 부벼보았다. 그때의 행복했던 기억이 자꾸만 떠올라서 여인은 사내의 가슴팍에 손가락을 놀려 무엇인가를 적었다.
"무엇을 쓰는 것이야?"
까만 머리타래에 고개를 묻고 그 향취를 들이마시던 직장양반께서는 가슴팍의 간지러움에 아씨와 눈을 맞추며 물으셨다.
"맞추어 보시어요?"
"뭐라?"
요 앙큼하고 어여쁜 내 여인 보게? 사내는 입을 앙 다운 여인의 말문을 열기 위해 저고리 아래 양액으로 손을 밀어 넣어 간지럼을 태웠다. 그러나 속치마와 속저고리 틈새로 느껴지는 매끄러운 살결에 사내는 다시 여인의 입술에 자신의 입술을 부볐다. 마셔도 줄줄 솟는 샘물마냥. 단 꿀이 퐁퐁 솟는 화수분마냥. 여인의 입술은 사내에게 있어서 독이었다. 한번 중독되면 빠져나올 수 없는 독.
"묘운아, 혹, 아편이라고 아느냐?"
긴 옷고름을 풀며 여인의 목을 흡입하던 사내가 물었다.
"대국에서 은밀히 들여온다는 독물 말이옵니까?"
"응."
"헌데 어찌……."
"내가, 그것에 중독된 아편쟁이들의 마음을 조금은 알 것만 같거든."
"예?"
여인이 작게 반문하자 사내는 속저고리를 마저 풀어헤치며 다급한 듯한 목소리로 말하였다.
"너, 아편보다도 더 하면 더했지 덜하지는 못할 것이다."
"……."
"나, 오늘부터 '묘운쟁이' 할란다."
그리 말하며 흰 속치마를 풀어헤치자 봉긋하고 탐스러운 꽃유실이 사내의 눈앞에 흐드러지게 피었다. 사뭇 타인의 눈에 신체를 내어보인다는 사실이 부끄러워진 여인은 곧 두 팔로 양 가슴을 가리며 모로 돌아누웠다. 조그맣게 중얼거리는 것도 잊지 않은 채.
"제, 제가 무슨 아편 같은 몹쓸 것이라도 된답니까?"
"아편도 원래는 약으로 쓰였다는 것까지는 모르는가 보구나."
"……."
"……진실로 취할 것만 같구나. 참으로 어여쁘다."
사내는 여인의 두 손목을 느슨하게 잡아끌며 속삭이듯 말하였다.
"부, 불을 꺼 주시어요."
"싫다."
"하오나……."
"……눈에, 담거라. 너만 바라보고 은애하는 내 눈을, 내 마음을, 내 몸짓을. 하나도 빠트리지 않고 꾹꾹 네 가슴에 눌러 담아주어. 하여, 내 마음을 늘 네 마음과 함께 할 수 있도록 해 주어."
그 말을 듣는 순간, 여인의 가슴에는 참을 수 없는 숨 막힘에 저리고 뜨거운 기운이 기민하게 퍼져나갔다.
"내가 연모하는 이는, 세상에서 가장 슬픈 사람이거든. 나는 안다. 슬픔도 많고, 눈물도 많고, 외로움도 많고, 자격지심도 많은 이라는 사실을. 그러니, 그것들 모다 다 이겨낼 수 있도록 내가 연모하는 이는, 내 가슴을 의지 삼아 슬퍼하지도 말고, 울지도 말고, 외로워하지도 말고, 자격지심도 마음의 짐도 모두 다 내려놓았으면 좋겠어. 티끌 한 점도 남기지 말고 온전히, 행복하였으면 좋겠어."
사랑한다는 말보다, 연모한다는 말보다, 온 가슴을 내어주어도 아깝지 않을 만큼 그대가 어여쁘다는 말보다 더 깊은 애담. 그 애담에 가슴이 녹아내릴 듯 안타깝고 또한 애절하여 여인은 몸을 들어 사내의 맨가슴에 입을 맞추었다. 펄떡이는 그의 심장에 자신의 가슴이 한 점 흐트러짐 없이 녹아 서로 하나가 되기를 바라며.
'아아, 연모합니다. 이 넘쳐흐르는 연심을 한 방울도 남김없이 다 받아주셔요. 끝을 가늠할 수 없는 하늘만큼, 수를 셀 수 없을 만큼 많은 별의 무리만큼, 뜨거워 감히 손을 데어보지 못할 불꽃의 그것만큼, 아니, 그 이상으로 오라버니를 연모하고, 사랑합니다.'
그 순간, 짧은 찰나의 정적이 흐른 후 두 사람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서로의 몸에 손을 대었다. 올곧이 나의 여인, 나의 사내가 되고자 하는 두 사람의 마음이 한데 어우러져 나눌 것 없는 하나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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