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연


재벌의 사랑 받는 쌍둥이로 태어났지만, 어긋나기 시작한 운명은 그녀를 힘겨운 삶 속으로 밀어 넣고 있었다. 유괴되었지만 좋은 기억으로 남았던 유년시절... 그러나 가출과 방황, 그리고 그녀가 선택한 것은 소매치기였고, 그녀의 인생을 또 한번 불행하게 만들 남자와 마주치고 말았다. 그의 지갑에 손을 대는 순간, 그녀의 인생은 슬픔 속으로 빠져들고 있었던 것이다.

말하는 애완동물로 키우겠다는 그의 말에 상처받지 않으려고 무던히 애쓰며 살아왔지만, 그는 어느새 서서히 그녀의 심장에 있는 가장 커다란 방을 차지하고 말았다. 그를 사랑해선 안 되는 걸 알았지만, 그가 어떤 이유에서 그녀를 가까이 두는지 몰랐지만 시연은 그의 사랑을 받고 싶었다.


강혁


그녀는 우연찮게 그의 손아귀에 들어왔다. 일부러 그를 위해 제 발로 다가와 준 것처럼 그녀는 그에게 다가왔던 것이다. 복수의 기회를 만들어 줬던 것이다. 그녀는 복수를 위한 중간 매개물일뿐 감정을 담아 대할 사람은 아니었다. 그러나 그녀라는, 시연이라는 이름을 떠올릴 때마다 그는 갈망이라는 주체할 수 없는 감정에 휩쓸리곤 했다. 슬픈 사랑의 시작일까, 아니면 운명이었을까…….

사랑은 주기도 힘들고, 받아들이기도 힘들다는 것을 두 사람은 너무도 절실히 알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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