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의의 사고로 세상을 떠난 여인, 서주.
죽은 여인을 사랑했던 남자, 강유현.
그리고 서주를 죽게 한 장본인, 민가희.
과연 천사 같은 여인이 남기고 간 것은 무엇인가……

고통과 증오의 연속선상에 선 두 사람, 그러나 차츰 서로의 마음을 보게 되는데…… 굳게 닫혀 있는 마음의 문을 열고 싶어 하는 남자 유현, 지금 그의 기다림이 시작된다.

“아가야, 올 여름은 폭염 속에서도 느껴지는 저 풀의 서늘함을 한번 느껴보려무나. 무덥고 지루한 장마철, 비를 머금었을 때 가슴은 젖되 옷은 젖지 않는 그 서늘함을 느껴 보거라. 어찌 꽃을 피우고 죽었다고 고개를 돌려 팔아버릴 수 있음이냐. 파초의 꽃말은 기다림이란다. 열대지방인 제 나라를 떠나 날씨도 맞지 않는 이국 땅에서 혹독한 추위를 견디고, 말라죽더라도 꽃을 피우는 그 거대한 기다림을 보는 사람들마다 느끼기를 바란다."

- 시아버지가 가희에게 한 말 중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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