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로는 잔잔하게, 때로는 애절하게, 때로는 호소력 짙게 들려오는 아름다운 음악, 그리고 여섯 개의 사랑 이야기.


<본문 중에서>


그는 그녀에게 있어 세상에서 제일 좋아하는, 아니 어쩌면 세상 누구보다도 사랑하는 남자였다. 다만 그 감정이 친구로인지, 연인으로인지 경계가 모호할 따름이었다. 그래서 결혼하자는 말에 몸이 먼저 사려진 터였다.

그런데 남극으로 떠난다는 소리에, 꽁꽁 얼어붙은 동토 땅끝마을에 가서 삼백예순다섯 날을 있다가 오겠다는 통보에, 벌써부터 그가 그립고 못 견디게 그가 보고 싶었다. 가슴 언저리가 욱신욱신 저렸다.

“이제 며칠 후면 1년 동안이나 못 볼 거라고 생각하니까, 이상하게 여기가 자꾸만 아파.”

힘껏 그러쥔 주먹으로 왼쪽 가슴 부위를 툭툭 쳐대는 그녀의 눈동자 속으로 말간 눈물이 그렁그렁 맺혔다. 그가 억제된 한숨처럼, 혹은 절제된 비명처럼 그녀의 이름을 속삭였다.

“소영아!”

“바보! 바보! 어쩌자고 나랑은 상의 한마디도 없이 그런 큰일을 혼자서 결정하냔 말이야. 두고 봐, 바람피울 거야. 세상에 널리고 널린 게 남잔데……. 너보다 훨씬 괜찮은 놈, 멋진 놈들 만나서 1년 동안 신나게 데이트하고 돌아다닐 거야.”

흡사 악다구니를 쳐대는 사람인 양 바락바락 달려드는 그녀의 벌겋게 달아오른 양 볼을 타고서 눈물이 쉴새없이 흘러내렸다. 그는 주먹으로 거칠게 눈물을 훔쳐내는 그녀의 떨리는 어깨를 두 팔로 단단히 보듬어 안았다.

    

대학에서 국제경제학을 공부하였으나

전공과는 아무 상관없는 연애소설을 쓰면서

10년 넘게 글쟁이로 살고 있음

오랜 미국 생활을 정리하고 얼마 전 귀국

현재 경기도 모처에 은둔

역사 로맨스 [바람서리]를 끄적거리며 허송세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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