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트 크러시 1권 - 로맨스 소설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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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환경	: PC/아이폰/아이패드/안드로이드/타블렛
독자평점	: [참여수 1명]
듣기기능	: TTS 제공
ISBN	: 979-11-300-52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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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작품 소개

“조, 좋아해요. 교수님.”

“……내 생각엔 그쯤 하는 게 좋을 텐데.”

“아아, 어차피 내일 가시잖아요. 저 다 알아요! 알고 말씀드리는 거예요.”

한국대학교 흉부외과 2년째 막내 유다온.

내 노예 인생 이대로 끝날 수는 없다!

일생일대의 용기로 마지막 고백(?) 한번 대차게 지른 바로 그날 밤.

“막내야! 강 교수님 안 가신대! 그냥 우리 병원 있기로 했대!”

잇따른 비보와 함께 시작된 노예 인생 제2막.

돌이킬래야 돌이킬 수 없는 고백의 참사를 수습하고자

최연소, 최단, 최고, 모든 기록을 보유한 천재 교수님의 강제 어시스턴트로 낙점되다.

“제가 교수님께 고백한 건 전환점 같은 거랄까. 힘도 내고 용기도 얻고…… 버, 번지점프 하는 것처럼요!”

“그래서 나를 번지점프대로 써먹었다?”

“네?”

“네 말대로 이제 겨우 2년 채운 전공의가, 하늘 같은 교수한테 멋대로 뛰어들었다는 거네?”

그런데 이 교수님, 원래 이렇게 잘 웃는 분이셨나?

백설공주라 쓰고 노예라 읽는 CS 막내의 두근두근 생존기!

2. 작가 소개

최수현

필명은 연하늘빛.

다시 생각나고, 또 읽고 싶어지는

그런 글을 써보고 싶습니다.

m.blog.naver.com/sparklingcho

▣출간작

기다려줄래

그 여름, 나는(2016 리디북스 로맨스 대상 수상)

당신의 자리

취향의 문제

겨울, 또다시

기억하나요

그곳에, 네가

비 내리는 밤

베이비 키스

애인의 조건

현실의 그대

가을, 만나다

결혼할까요?

하트 크러시

라이언 하트

처음 같은 너

3. 차례

#프롤로그

4. 미리 보기

꿈을 꾸는 건 아니겠지?

자정이 가까워진 시곗바늘도 확인하고 CS 의국이 맞는지도 둘러보았지만 이곳저곳 널브러진 옷가지, 먹다 남은 컵라면과 시큼한 땀 냄새부터가 이곳이 어디인지 증명해주었다.

“뭐 해? 안 들어오고.”

그래서 더 한 줄기 바람 같은 청량한 향이 이질적이었다. 창가에서 완전히 몸을 돌린 주헌의 깊은 눈매가 당연하게도 그녀를 향했다.

“유다온.”

“여, 여기 계시면 안 되는데…….”

다급한 한마디가 살려달라 외칠 때처럼 두서없다. 안절부절, 문지방을 넘지도 못하고 문간에서만 서성대다 재차 소심하게 용기를 내어보았다.

“교수님, 왜 여기에 계시는지…….”

“안 돼?”

주헌이 가슴 앞에서 팔을 교차했다.

“내가 여기 있으면 왜 안 되는데?”

“아, 안 된다기보단 오늘 환영회잖아요.”

맞다, 환영회!

다온의 목소리에 조금 힘이 붙었다. 물론 두 발은 아직 문밖, 안으로 들어올 날은 아직 요원해 보였다.

“제대로 환영회 해드린다고 오레오랑, 아니, 치프 쌤이랑 다들 들떠 있었거든요. 주인공이 가셔야 하는데…….”

“계속 거기서 말할 거야?”

“……네?”

나름대로 할 말을 하고 있다 생각했건만. 다온은 문틀을 붙들고 고개를 내미는 제 모양새에 입안을 질근거렸다. 그의 표정이 어떤지는 구태여 보고 싶지도 않다. 말리고 있는 듯한 느낌은 기분 탓만은 아니리라.

“내가 무서워?”

“이, 이게 무서워서 그렇다기보단 이런 자세가 좀 익숙하달까요? 뭐랄까, 제가 예전에 집안일 도와서 배달 같은 거 좀 많이 다녔거든요. 그때는 지금처럼 앱도 없을 때라서, 돈 가지고 나올 때까지 문 앞에서 기다리다 보니…….”

“돈 줘?”

“아아뇨!”

정말 그가 주머니에 손이라도 집어넣을까, 냉큼 안으로 들어섰다. 그렇지만 딱 한 발짝, 겨우 문지방만 넘은 것이 전부였다.

“어, 어쨌든 여기 계시면 안 되는 거라서요. 다들 얼마나 교수님께서 오시길 기다릴지, 성의를 봐서라도…….”

“넌?”

“…….”

“유다온, 넌 뭐 없어?”

성의라든가, 아니면 다른 거라도.

주헌이 한 발짝 그녀에게 다가왔다. 잔뜩 어지럽혀진 책상이 두 사람 사이에 있지만 그라는 남자 자체는 다른 모든 것을 잊게끔 만들었다.

“넌 나 환영 안 해?”

“아…….”

바로 앞에 서 있는 듯 들려오는 그의 목소리에 다온은 결국 이마를 감쌌다. 도저히 안 되겠다.

결국 그녀가 책상을 돌아 다가가자, 여유만만하던 그의 눈빛이 조금은 달라졌다.

“교수님!”

“말해.”

의외인 듯, 그러면서도 흥미는 가득.

“이, 이런 말까진 진짜 안 하고 싶었는데,”

“그러니까 전에도 하지 말라고 했잖아.”

“아뇨! 해야 해요! 이번 건 진짜 해야 해요!”

꼭 감았다 뜬 다온의 촉촉한 눈이 아기 고양이의 그것처럼 반짝였다. 늘 도도하게 살짝 들려 있던 눈가도 이 순간만큼은 축 처져 바닥에 닿게 생겼다.

“저 그냥 이번에도 까놓고 말할게요! 저도 더 이상은 어쩔 수가 없네요.”

“음.”

“사, 살려주세요.”

“…….”

흡!

울상을 짓는 다온을 앞에 두고 주헌이 한 손으로 얼굴 아래쪽을 감쌌다. 표정을 감추기라도 하는 것처럼 커다란 손으로 입을 덮었지만, 모든 것을 가리진 못했다.

“안 그래도 지금 밑에서 누구 하나 살려주고 오는 길이긴 한데.”

“네에. 그런 김에 저도 좀 살려주시면 좋잖아요.”

나는 목숨 아니니? 내 심장은 돌이냐고!

설움이 치밀었지만 차마 대들지는 못했다. 모른 체 넘어가는 것도 불가능하고 더 이상 피할 곳도 없다는 걸 실감했으니 체념 가득한 어깨가 축 내려앉았다.

“사, 사실 교수님 남으실 줄 알았으면 그런 실수도 안 했을 거예요.”

“……실수?”

입을 가린 손 위로 그의 눈빛이 날카로워졌다. 그러나 두 손을 모으고 사과 모드에 돌입한 다온은 진정성을 끌어올리는 데만도 여념이 없었다. 흥분한 환자 보호자를 대할 때 가장 적합한 자세이기도 했다.

“일단 그런 참사가 있었던 배경에 대해서 좀 설명드려야 할 것 같은데…….”

‘그런 참사’를 ‘그런 처방’ 혹은 ‘그런 수술’로 바꾸면 실제로 보호자들에게 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 덜덜 떨리는 다온의 뺨만이 그 어느 때보다도 진심이라는 것을 증명해주었다.

“제가 사실 2년간 CS에서 좀 힘들었거든요.”

“누가 괴롭혀?”

“아뇨오. 그런 게 아니라…….”

놀랐네.

대뜸 그가 내뱉은 날카로운 한마디에 다온은 깜짝 놀라 고개를 들다 멈칫했다. 꼭 그날처럼 가까워진 그의 두 눈에 황급히 고개를 내렸다. 저 빠져들 것 같은 눈을 계속 마주했다간 그날처럼 어디까지 말을 해버릴지 장담할 수가 없다.

“그, 그러다 보니 뭔가 좀 속 시원히 말하고 싶기도 했고. 어떻게 말씀을 드려야 할지. 교수님도 그러실 때가 있을 거잖아요.”

“어떤?”

“뭔가, 새로운 도전을 하고 싶다고 해야 할까요. 제가 교수님께 고백한 건 전환점 같은 거랄까. 힘도 내고 용기도 얻고…… 버, 번지점프 하는 것처럼요!”

맞아, 이거야!

적합한 비유를 찾은 다온이 가슴 앞으로 두 손을 맞잡았다. 그 절박했던 심정을 어찌 표현하나 했는데 이보다 더 잘 어울릴 수가 없다.

“저도 곧 3년 차 되는데 언제까지 이렇게 살 수도 없고, 나름대로 용기를 내보고 싶었던 거예요. 그런데 병원에만 있다 보니 그럴 계기가 없던 차에 마침 그날 저한테는 하늘 같은 교수님도 계시고…….”

“그래서 나를 번지점프대로 써먹었다?”

“네?”

“네 말대로 이제 겨우 2년 채운 전공의가, 하늘 같은 교수한테 멋대로 뛰어들었다는 거네?”

“……어어.”

그의 한마디 한마디에 다온은 숨소리도 내지 못하고 얼어붙었다. 처음 사과를 할 때에는 ‘보통 잘못’을 한 것 같았다면, 일목요연한 주헌의 정리를 듣고 나니 제가 대역죄인이 된 기분이었다.

“사, 살려,”

“살려줘야지, 그럼.”

“…….”

“네가 어떤 존재인데.”

주헌이 턱을 쓸어내리며 눈을 가늘였다. 다온의 흐트러진 앞머리와 하얀 뺨, 난처할 적에 작게 깨무는 붉은 입술까지, 뜯어보는 시선에는 뭐 하나 쉽게 지나치는 가벼움이 없었다.

“유다온, 너 정말,”

“네. 저 진짜 CS 전문의 돼야만 해요, 교수님!”

돌연 비장해진 다온의 눈빛에 주헌이 흠칫했다. 오랜 시간 벼르던, 아니, 하려던 말을 참아둘 만큼.

“정말 하고 싶어요. 꼭 할 거예요. 그러니까 저 내쫓으시면 안 돼요.”

“……누가 누굴 내쫓아?”

“나가라고 말하는 것만 내쫓는 게 아니니까요. 교수님이 자꾸 이러시는 거 자체가 저 대놓고 내쫓으시는 거나 다름없다구요. 교수님도 오레오나 다른 쌤들이 저한테 어떻게 하는지 보셨죠?”

내쫓는다는 소리가 나올 때부터 심기가 사나워지던 그도 이번만큼은 인정을 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래서 정확히 말하고 싶은 게,”

“잊어주세요!”

다온이 다시 고개를 푹 숙이자 흘러내린 머리칼이 주헌의 가운까지 닿았다. 간지럽기도 전에 사라져버린 못내 아쉬운 감촉에 주헌은 두 눈을 찌푸렸다.

“이왕 지나간 일이고 이번 한 번만 잊어주시면,”

“맨입으로?”

“네?”

“네 마음을 모른 척해주는 대가는 있어야 하는 거 아닌가?”

교수님, 이렇게 계산적인 남자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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