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살 그 어린 시절에 음울해 보이던 저택에서 그녀의 시선을 붙잡았던 아름다운 소년은 그녀를 당혹스러움과 두려움에 떨게 만드는 남자가 되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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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내가…… 너 따위가 곁에서 숨을 쉬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온 몸의 세포 하나 하나가 칼날처럼 꼿꼿이 일어날 정도로 신경이 쓰이는 걸까…… 이 내가…… 왜?”
최면에 걸린 듯 중얼거린 그가 그녀의 목덜미에 낙인을 찍듯 입술을 갖다 대었다. 그럴 리가 없는데도 불구하고 바이올렛은 무언가 뜨거운 것이 살갗에 닿은 것처럼 몸을 움찔 거렸다. 그의 입술이 직접 닿은 목덜미뿐만 아니라 발끝에서부터 무언가가 스멀스멀 올라오는 것 같아 왠지 모르지만 견디기 힘들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는 입술을 떼어 그대로 그녀의 귓가에 얼굴을 묻었다. 바이올렛은 왠지 에로틱한 그의 행동 하나 하나에 깜짝 놀라 온 신경을 곤두세웠다. 그렇지 않으면 금방이라도 그라는 태풍에 휘말려 버릴 것만 같았다. 그녀는 자신이 마치 언제 집을 덮쳐 날카롭게 할퀴고 지나갈지 모르는 대자연 속에서 두려움에 떨고 있는 나약한 인간이 된 듯한 기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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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까지 나와 거래할 마음이 있어?”
‘너 같은 인간이랑 거래할 마음 따윈 없어. 너와 거래하는 건 내 껍데기야. 내 마음 따윈 없어.’
마음속으로 외치면서 바이올렛은 최대한 아무렇지 않은 듯 무표정과 감정 없는 말투를 가장했다.

작가프로필

김민주


77년 뱀띠. 사수좌. 남들은 AB형이나 B형으로 오해하지만 사실은 소심한 A형.
완결작 - 바이올렛, 나쁜 남자, 아이스 그린.
현재 로망띠끄에서 마지막 유니콘 연재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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