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그러니까, 지금 연극을 하라는 거예요? 그것도 언니 역할을?”

“이제야 좀 알아듣는군. 사례는 충분히 하지.”

“그런 거라면 다른 사람 알아봐요. 돈만 많이 준다면 하겠다는 사람 줄을 설 테니까요.”

“다른 누구도 아닌, 난 그쪽이 해줬으면 하는데?”

“왜죠?”

“그쪽이 내 옆에 있으면 언니는 곧 돌아올 테니까. 그리고 무엇보다 난, 이 연극의 주인공이 당신이길 원해.”

느닷없이 연극 무대에 뛰어들어 다짜고짜 자신을 약혼녀라 우기는 이 남자.

하나뿐인 사고뭉치 쌍둥이 언니의 뒤치다꺼리 하다 청춘을 다 보냈는데

이제는 언니 대신 결혼까지 하게 생겼다!

가족만 아니면 외면하고 싶은 이 상황에서 어쩔 수 없이 그 남자의 제안을 받아들인 후

진희는 그 남자의 또 다른 비밀을 알게 된다.

그 남자가 간절히 찾는 사람은 자신의 언니가 아닌 언니와 함께 있는 남자였던 것!

이 남자 도대체 정체가 뭐지?

오직 언니를 위해 이 모든 연극에 뛰어들게 된 진희와

자신에게서 가장 소중한 것을 빼앗으려는 여자를 막기 위해 연극을 시작한 도윤

그들의 달콤한 비밀은 이제부터 시작된다!

[본문 내용 중에서]

“뭘 망설이지?”

도윤이 자신의 손을 그녀 앞으로 좀 더 내밀며 눈빛으로 그녀를 재촉했다. 그러자 진희가 천천히 손을 뻗어 그의 손을 향해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러던 그녀의 손이 어느 순간 멈칫하더니 더 이상 나아가지 못하고 그대로 멈추었다.

그 모습을 유심히 살피던 도윤이 그녀의 손을 먼저 잡았다. 커다란 그의 손이 그녀의 손을 단단히 감싸 쥔 것이다. 갑작스럽게 손에 닿는 그의 체온에 그녀의 어깨가 순간 흠칫 굳어지며 가늘게 떨렸다.

“자, 그럼 이제 무대 위로 가볼까?”

“무대요?”

“왜? 긴장되나?”

도윤이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 그러자 진희가 도윤을 똑바로 쳐다보며 답했다.

“그야 당연하죠.”

그녀의 말을 들으며 그의 검은 눈동자가 짙은 색을 띠었다.

“편하게 연극이라고 생각해.”

“그게 말처럼 그렇게 쉬운 게 아니니 하는 말이에요.”

“왜 그런지 그 이유 물어봐도 될까?”

도윤이 그녀에게 한 발짝 다가서며 물었다. 갑작스런 그 움직임에 진희는 자신도 모르게 반사적으로 뒷걸음질 쳤다. 그리곤 다시금 말을 이었다.

“연극은 그저 대본대로 움직이면서 역할에 충실하면 되지만, 이 일은 우리 언니의 일이잖아요. 가족의 일인데 연극처럼 넘어갈 수는 없죠. 애초에 불가능한 일이었는데, 괜한 일을 하는 게 아닌지 모르겠어요.”

“후회하기는 이미 늦은 것 같은데. 기왕 이렇게 된 거 연극에 몰입하는 게 어때?”

“노력은 해볼게요.”

“듣던 중 반가운 소리군.”

도윤이 만족스런 표정을 지으며 한 발짝 더 그녀 곁으로 다가섰다. 그러면서 그녀가 더 이상 움직이지 못하도록 손을 꽉 움켜잡았다. 손에 가해지는 그 힘에 의해 그녀의 어깨가 흠칫 굳어졌다.

“자, 그럼 이제 시작해 볼까?”

“어디로 가는 거죠?”

“무대.”

“무대요?”

“정확히 말하면 오늘부터 당신이 서게 될 무대지.”

“잠깐만요, 약혼식은 며칠 후잖아요?”

“약혼식이라 말한 적 없는데?”

도윤이 진희의 손을 이끌며 말했다. 그러면서 한쪽 입술 끝을 슬며시 올렸다. 그 알 수 없는 미소에 그녀의 몸이 다시금 굳어졌다.

[프로필]

이주연

평범한 일상에서 특별함을 찾는 로맨티스트.

출간작

<여신의 외출> <귀의 낙원> <위험한 관계> <그와 그녀> <열망> <사랑도 리필이 되나요>

[목차]

1장 달콤한 함정

2장 은밀한 제안

3장 위험한 동거

4장 수상한 남자

5장 뒤바뀐 신부

6장 불편한 진실

7장 비밀은 있다

8장 마음을 훔치다

9장 순진한 악당

10장 미묘한 관계

11장 기우는 마음

12장 사랑을 품다

13장 빗나간 시선

14장 마음을 훔치다

에필로그